인터뷰-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안양시지회 강명선 회장

“복지는 거창한 것 아닌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

지역내일 2011-07-26

우리나라의 등록 장애인 수는 지난해 말 현재 251만 7000명으로 10년 전보다 늘었다. 안양시의 경우도 2만2796명의 장애인이 등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지체장애인의 수는 1만2367명으로 시각이나 청각, 언어 등 타 장애인의 수 보다 월등히 많다. 한 조사에 따르면 장애의 원인이 선천적인 경우보다 후천적인 경우가 훨씬 많고 장애인 10명 가운데 9명은 후천적 원인에 의해 장애가 발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상인이라도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해마다 장애인의 숫자는 늘어나지만 장애인 고용율은 37.7%로 국민평균에 비해 낮고 실업률도 8.3%로 전체 국민 평균치의 2배가 넘는 현실. 아직도 선진복지를 향해 갈 길이 멀지만 남다른 열정과 노력으로 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났다. 바로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안양시지회 강명선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9년 안양시민대상 지역사회발전부문에서 그 공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되었던 강명선 회장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현재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 실태는 어떠한가?
예전에 비해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과 인식이나 복지 실태가 많이 나아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고 미비한 점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에 장애인복지법이 처음 제정된 것은 1981년이다. 제정 당시 장애인은 5유형으로 분류되었고 현재는 15가지 유형이 있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장애인 분류 유형만 해도 2000가지가 넘는다. 심지어는 임신기간 동안도 장애로 보고 국가가 보호하며 안경을 쓰고 있는 상태도 장애로 보고 있다. 남들에 비해 유난히 키가 작은 사람이 그것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도 장애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사람은 태어나면서 누구나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안양시의 장애인 복지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안양시의 장애인 복지수준은 경기도는 물론 전국에서도 타 시도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사회복지관련 건물이나 시설도 많은 편이다. 예전만 해도 도나 시에서는 장애인 복지 관련 팀이라는 직제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장애인 복지에 대해서 생각도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 사회 분위기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안된 상황이었고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사회복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진정한 사회복지란 어떤것인가?
복지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바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다. 예산을 풍족하게 준다고 해서 진정한 복지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복지정책을 시행하거나 수혜를 받는 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마음으로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세계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베트남,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등 선진국보다 후진국 사람들이 더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때 그 나라 국민들에게서도 행복감이 가득한 것을 느꼈다. 이처럼 본인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 진정한 복지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사회복지의 중심은 장애인복지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서로 화합하고 이웃 간의 정이 돈독하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기본 심성이 따뜻한 국민이다. 이런 심성에 우리나라만의 사회복지정책이 결합된다면 아마 세계에서 최고로 완벽한 복지국가가 될 것이다.


-장애인들이 보다 행복해지려면 어떤 대안책이 필요한지?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일을 해야한다. 선진 복지국가에서는 몇 년 전부터 장애인들도 일을 해야 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도 희망근로나 공공근로같은 생산적 복지개념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이 3%이지만 1.6%밖에 지켜지지 않고 있다. 중도장애인 현황을 보면 사회활동이 왕성한 40∼50대에 사고 등으로 인해 장애를 경험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자녀의 학비, 주거, 생활 등으로 인해 가장 많은 경제력이 필요한 시기에 이들이 겪는 좌절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장애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장애인의 심정을 모르는 것처럼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차별과 편견 없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안양시 지체장애인협회가 앞으로 나아 갈 길은?
현재 회원은 1000여명 가까이 된다. 사무국의 직원들이 사명감 하나로 열심히 일하고 있고 회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양시 지체장애인협회는 지체장애인뿐만 아니라 시각, 청각, 노약자 모두를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장애인재활자립작업장, 장애인종합민원 상담센터 및 취업센터, 이동민원상담, 장애인인권위원회 등을 운영하며 장애인들에 대한 고충을 듣고 민원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제도적 기틀 마련에 앞장서는 것이 우리 협회로서는 가장 중요하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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