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의 문제가 있는 가족을 입원시키고 나서 불안에 떠는 보호자들이많다.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입원시켰다고 보복을 당하지나 않을까 두렵기도 하고, 병실 안에서 잘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직원들이나 다른 환자들에게 혹시 구박이나 차별을 받지는 않는지 불안해하기도 하고, 치료진이 정말로 유능하여 치료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일단 입원을 시켰다면 심호흡을 크게 하고 마음을 단단하게 먹어야 한다. 악의를 가지고 그 사람을 감금한 것이 아니라, 알코올의존이란 병 때문에 전문적인 도움을 받고자 결정한 것이다. 이것이 진실이라면 설령 누가 오해할지라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정신과는 알코올의존 문제의 분야에서 가장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일하는 곳이다. 주위 동료들 또한 사정은 다를지라도 근본적으로 같은 정서적 심리적 문제를 앓는 사람들로써, 이 세상 누구보다 더 쉽게 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이해와 지지는 가족들만으로는 결코 가능하지 않은 차원의 도움이다. 그래서 모든 치료 시설에서 모임을 만들어 치료에 활용한다.
병실 안에서는 개인 면담, 인지행동치료, 집단정신치료, 심리극을 비롯한 여러 표현 요법, 신체적 후유증에 대한 내과적 진료, 영양이 균형 잡힌 식이 요법, 규칙적인 생활 훈련 등을 제공받는다. 즉 이제 그 사람은 알코올의존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하여 필요한 도움의 손길 안에서 지내는 것이다.
정신과에서 격리되어 지낸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의료시설이다. 당연히 대외적으로 자신의 신상에 대한 정보는 보호된다. 법적 명령이나 본인의 동의 없이 그 사람의 치료 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법은 없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입원 사실이 알려지면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 불이익을 겪을 것으로 걱정하지만, 이는 꼭 그렇지 않다. 단주 생활로 달라지고 나면 오히려 더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어쩔 수 없이 외부와 접촉이 매우 제한적이다. 이 또한 처벌을 위해서가 아니라 불필요한 외부 자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다. 바깥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학습된 알코올의 갈망으로부터 빨리 벗어날 수 있다.
이때쯤 보호자도 가족 교육이나 가족집단치료 참여가 필요하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갖고 있던 두려움과 우려, 의문과 불안 등등의 모든 느낌과 경험을 토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신념과 희망을 가지고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
신 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무료 상담: 강원알코올상담센터 748-5119 ww.alj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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