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근대문화공간 보존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던 인천 배다리지역 관통도로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수년간 문화보존과 개발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배다리 논란에 종지부가 찍힐 전망이다.
인천시는 “인천 중구~동구 관통 산업도로 가운데 배다리지역을 관통하는 도로 건설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인천 중구~동구 관통 산업도로는 전체 4개 구간으로 이 가운데 배다리지역을 관통하는 도로는 3구간인 송림로~유동삼거리다.
인천시가 현재 고려하고 있는 방식은 이 구간 도로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다. 당초 인천시는 이 지역 근대문화공간 보존을 위해 배다리 관통구간 지하화를 추진해왔다. 인천시는 안상수 전임시장 시절 “관통도로로 배다리지역이 파괴된다”며 지역주민의 반대가 거세지자 2009년 11월 지상 위 배다리지역을 보존하고 관통도로는 지하화할 것을 약속했다.
인천시가 관통도로 전면 재검토에 나선 이유는 무엇보다 재정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로 지하화에 예상보다 많은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면서 재정난에 시달리는 인천시 입장에서 강행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이은 민원도 한몫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도로를 포기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지만 그동안 쏟아 부은 돈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시가 배다리 구간 관통도로를 포기할 경우 배다리 역사문화마을 조성사업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998년 착공된 중구~동구 산업도로는 156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와 동구 송현동 동국제강을 잇는 2.5㎞ 구간에 왕복 6~8차로로 건설 중이다. 1~4구간 가운데 2구간(송현터널~송림로)과 4구간(유동삼거리~삼익아파트)은 공사를 마쳤고 1구간(동국제강~송현터널)은 다음달 준공 예정이다.
배다리지역은 구한말 외국 선진문물을 우리나라에서 처음 받아들인 곳으로 근대 교육의 요람, 기독교 선교의 시발지, 한국 철도 최초 기공지로 알려져 있다. 당시 근대문화유적도 원형에 가깝게 보존돼 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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