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색소폰 연주자 겸 인그레이빙 작가 권돌이 씨

감미로운 음색표현, 인그레이빙으로 예술 가치 높여

지역내일 2011-07-08

남자들의 로망! 색소폰을 배우는 중년이 부쩍 늘고 있다.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 케니지의 ‘사랑보다 깊은 상처’라는 곡을 듣고 누구나 한번쯤은 몸서리쳐질 정도로 감동받은 적이 있으리라. 여기 한 젊은이도 케니지에 반해 색소폰을 연주하고 또 색소폰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인그레이빙 나라’ 대표 권돌이(33) 씨는 우리 지역에서 연주자로도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 유일하게 색소폰에 그림을 그려 넣는 작업인 인그레이빙 작가로도 그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사람의 음색과 가장 흡사한 색소폰 소리
“사람의 음색과 가장 흡사하다는 색소폰 소리는 여러 가지 음색을 표현해내는 악기입니다.”
권 씨는 “이런 장점 때문에 색소폰은 낯설지 않고 친근감 있는 소리로 뭇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이며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악기”라고 표현한다.
평론가에 의하면 한숨을 쉬듯 바람소리를 섞어 연주할 때면 가을날 낙엽을 지게 하는 스산한 바람이 들려오고, 소리를 곱게 갈아 고음으로 연주할 땐 마치 피콜로나 클라리넷의 여린 소리가 나는가 하면, 저음의 소리를 내면 뭇 여인들의 가슴이 흔들린다나.
이러한 색소폰은 세 가지로 분류한다. 넓은 어깨에 가슴을 파묻고 울고 싶은 음선을 가진 것이 테너 색소폰이고, 흐느끼듯 가늘게 고온에서 달구어 이어지는 소리를 내는 것은 소프라노 색소폰, 또 달콤하게 여인의 귀를 속삭여 주는 소리가 들린다면 이는 알토 색소폰이란다.
중년들이 색소폰을 배우는 이유는 “인생의 꺾어지는 고개에 서서 지난 일과 앞으로의 생을 그려보는 중년은 삶의 중량감과 볼륨이 풍부하기 때문에 여러 소리를 표현해내는 색소폰이 어울리며 다른 층보다도 더 많이 선호할 것”이라고 권 씨는 설명한다.
요즘은 남성도 즐기지만 최근 여성들도 부쩍 늘어난 추세다. 지금 권 씨가 운영하는 학원에는 수강생들이 남녀 5:5비율이다.

색소폰에 그림을 새겨 넣으면 그 가치는 더욱 올라가
인그레이빙이란 색소폰에다 다양한 그림이나 문양을 새겨 넣는 것을 말하는데, 인그레이빙 여부에 따라 악기의 가치가 완전 달라진다고 한다. 비싼 악기일수록 그림도 화려하고 복잡하다고.
우리나라에선 색소폰이 제작되지 않아 대부분 중국산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중국에서 바로 인그레이빙 돼 나오는 악기도 있지만 그림이 밋밋하고 테두리에만 살짝 그려 넣어서 예술적 가치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웬만한 연주가들은 권 씨에게 의뢰하며 만족해한다.
권 씨가 그리는 무늬의 종류는 아주 다양하며 화려한 게 특징이다. 좋은 악기라면 그림도 더 고급스럽게 그려야함은 당연하다. 보통 의뢰인들이 원하는 대로 그려주기도 하는데 가장 보편적인 게 자신의 이름을 이니셜로 새기길 원하고 자신을 나타내 보일 수 있는 특징을 그려달라고도 주문한다고.
또 권 씨는 직접 색소폰과 부품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원하는 악기는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다. 중고도 취급하는데, 여기에다 인그레이빙 하면 그 가치는 또 올라간다. 프랑스산 ‘셀마’ 같은 경우에는 가격대가 천만 단위로 올라간다고. 초보자의 경우 보통 중국산은 50만원대이면 구입할 수 있고 더 낮은 가격에도 구입 가능하다.

대중 속의 연주자, 예술가로 거듭나고파
고등학교 때 케니지에 빠져서 용돈을 모아 색소폰을 사서 거의 독학으로 연주 실력을 쌓았던 권 씨다. 24세 공익근무하면서 라이브 공연은 시작되고 지금껏 크고 작은 무대 공연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연주자라면 공연 분위기, 관객이 원하는 곡을 연주해야한다면서 낮과 밤, 실내외 실외에서 연주하는 곡이 다르다고. 그가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즐겨 연주하는 곡은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로 직접 들려주는데 가슴을 저미게 한다. 현재 삼산동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그의 열정을 쏟고 있다.
성남동에서 개인 레슨도 하면서 자신의 작품 세계에 빠져있는 권 씨는 색소폰에 대한 모든 상담이 가능하기도 한 사람이라 우리 지역에 이런 귀한 인재가 있다는 게 참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문의 : 297-9007, 010-8858-6875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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