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공교육 희망 일궜다

지역내일 2011-05-30

농어촌 학생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전남 해남군 옥천초등학교가 학생을 크게 늘려 ‘농어촌 교육 모델’로 꼽히고 있다.
옥천면에 있는 옥천초교는 1922년 설립된 전형적인 농촌 학교. 해남읍과 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전출이 유독 많다. 이런 탓에 주변 학교와 통·폐합됐다. 여느 농촌학교와 다를 바 없는 이 학교는 학생은 모두 121명. 이중 신입생이 31명이다. 지난해 8명에 비해 무려 4배가 늘었다. 전학 온 학생도 18명이나 된다. 또 대기자만 9명에 이른다.
학생이 늘어난 비결은 ‘농촌 맞춤형 교육’에 있다. 농촌은 도시에 비해 교육여건이 열악하다. 또 일손이 바빠서 부모가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다. 옥천초교는 이런 문제를 학교 안에서 해결하고 있다.
학습능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학년이 오후 5시까지 학교에서 생활한다. 학생들은 정규 수업이 끝나면 방과 후 학습에 참여해 뒤떨어진 과목을 보충하거나 취미생활을 즐긴다. 영어교육 질을 높이려고 자체 예산 3400만원을 들여 원어민 강사를 채용했다. 원어민 강사는 영어 회화교사와 함께 유치원생부터 전 학년을 가르친다. 또 영어마을을 자주 찾아 영어와 친숙하게 만들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 해남교육지원청 주관 ‘영어 역할극 대회’에서 해남읍에 있는 큰 학교를 제치고 금상을 수상했다.
6학년을 대상으론 중학교 대비 ‘수학 심화반’을 운영하고 있다.
학력 저하를 우려해 지난 겨울방학 땐 모든 학년이 20일간 별도의 수업을 받았다. 학부모 동의를 얻은 이 수업 또한 자체 예산으로 진행됐다.
독특한 교육방식이 알려지면서 학부모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신입생 모집 때는 예비 학부모 방문과 문의 전화가 잇달았다. 해남읍에 사는 신영삼(42)씨는 “교장이 모든 학생의 이름과 특성을 세밀히 파악하고 있는 게 너무나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농촌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골프 발레 수영 피아노 등 ‘취미반’도 운영했다. 또 겨울에는 스키장을 찾았다.
최외순 교장은 “모든 선생님들이 학생들 가르치는데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런 노력 때문에 질 높은 교육이 이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해남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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