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실소유 논란을 일으켰던 주식회사 다스의 지분 5%가 최근 ‘재단법인 청계’로 넘어가 주목된다.
재단법인 청계는 이 대통령이 재산 사회환원을 위해 지난해 설립한 장학재단이다.
특히 청계재단이 확보한 다스의 지분 5%는 변경된 지배구조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지분이어서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 대통령의 장남인 이시영(33)씨가 다스에 입사한 뒤 입사 6개월만에 기획팀장(과장급)으로 고속승진한 바 있어 주목된다.
◆지분 5%로 캐스팅보트 역할 가능 = 1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한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의 다스 지분 가운데 5%(1만4900주)가 청계재단으로 넘어갔다. 다스 지분 5%를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100억원에 해당한다.
청계재단측은 “작고한 김재정씨의 부인 권영미씨가 지난해 11월 상속개시일에 재단에 지분출연 의사를 밝혀왔다”면서 “외부 자산의 재단편입은 지난 1월10일자로 서울시교육청이 승인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다스의 지분변동에 따라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종전 2대 주주였던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씨가 1대 주주(46.85%)가 됐고 1대 주주이던 김재정씨의 지분을 상속받은 부인 권씨가 2대 주주(43.99%)가 됐다.
청계재단은 5% 지분으로 3대 주주, 이 대통령의 고향친구인 김창대씨는 4대 주주(4.16%)가 됐다.
◆다스, 최근 배당한 적 없어 = 다스의 지분변동으로 최대주주가 바뀐데다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씨(46.85%)와 청계재단(5%)의 지분을 합하면 과반을 확보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대통령의 처가에서 형제 쪽으로 이동한 셈이다. 청계재단은 5%의 지분만으로 다스의 주요 의사결정과정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형제간에도 재산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현실을 감안하면 김재정씨 미망인 권씨가 1대주주를 포기하면서 5%의 지분을 내놓았다는 사실이 이례적이다.
권씨가 청계재단에 현금이 아닌 주식지분을 기부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청계재단 관계자는 “다스의 지분에 대한 배당금 등을 재단의 장학사업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스는 지난 2000년 이후 주식배당을 한 사실이 없다. 다스가 예년처럼 배당을 하지 않는다면 이를 매각하지 않는 이상 매년 장학사업을 해야 하는 청계재단으로선 실익이 없는 셈이다.
한편 다스는 현대·기아차 그룹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다. 회사 매출은 2007년까지 3000억원대를 기록하다, 이 대통령 집권 이후 5000억원대로 올라섰다.
2007년 대선 당시 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폭로되면서, 이상은·김재정씨가 이 기업을 ‘차명관리’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BBK 특별검사는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대통령이 아닌 이상은씨와 김재정씨라고 결론지었다.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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