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비산동에 살고 있는 김순화(37)씨는 딸과 함께 산부인과에 방문했다. 김 씨는 “최근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딸에게 백신 접종을 하기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했는데 중년 여성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듣고 함께 접종을 했다”며 “아직 한 번의 접종이 더 남았지만 자궁경부암에 대한 불안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행복한봄 산부인과 전문의 김민정 원장은 “현재 암 예방 백신으로 유일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성경험을 하기 전인 10대 때 미리 접종할 경우 가장 큰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백신 접종은 물론 생리불순, 생리통, 생리과다, 생리전불쾌장애, 성교육 등 전체적인 여성 건강관리를 위해 딸과 함께 산부인과를 방문해 볼 것”을 권했다. 김 원장은 또 “성관계를 시작하는 연령이 낮아지고 피임 등에 대한 인터넷 정보가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담과 검진을 하다보면 임신과 자궁건강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않은 미혼 여성들이 많다”며 “성관계가 시작된 후에는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초음파 검사 등 검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예로 피임을 했다고 주장하는데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어 산부인과를 방문하는가하면 골반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나팔관이 막히기도 하고 자궁외임신 또는 불임 등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10대 접종 권고
오래 전부터 자궁경부암은 산부인과 조기검진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전 세계 여성암 중 사망률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에게는 선진국에 비해 약 두 배정도 많아 매년 약 4300명 정도가 자궁경부암으로 새로 진단되고 하루 평균 3명의 여성이 사망한다.
자궁경부암의 발병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감염에서 시작된다. HPV는 남녀의 항문이나 생식기 주변의 피부에 흔하게 기생하는 바이러스다.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감기 바이러스 같은 것으로 성생활을 하는 여성 10명 중 8명은 자신도 모르게 일생에 한 번 이상 HPV에 감염된다. 다행스럽게도 대부분 아무런 증상 없이 저절로 없어지지만 일부 여성에서는 위험도가 높은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생활습관에 따라 반복 감염이 되면서 자궁경부암, 생식기사마귀, 외음부암, 질암 등의 여러 가지 생식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감염 전인 10대에 접종할 것이 권장되고 있다. HPV는 대부분 성생활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미리 백신을 맞아 놓으면 크게 도움이 된다. 특히 최근 들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성 경험 연령이 점차 빨라지고 결혼과 출산은 늦어지면서 20∼30대 여성에서도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상피이형성증, 상피내암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조기 접종이 권장되는 이유이다. 이런 미혼여성들이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기피하면서 잠재적인 자궁경부암 환자가 늘고 있는 것. 현재 필수 예방접종 항목으로 지정하고 있는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 선진국들도 10대 때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초기 증상 없어…백신 접종과 정기검진 중요
하지만 백신 접종이 10대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55세의 중년여성에도 효과가 보고되기 있어 고위험 환자의 경우 나이가 있어도 산부인과 전문의와의 상담 후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약 70%를 차지하는 HPV 16형과 18형의 감염을 예방하며 이와 계통학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10가지 HPV 유형에 대한 추가적인 예방효과도 보고되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HPV 6,11,16,18번에 대한 예방을 해주는 ( 질암, 생식기사마귀 예방) 4가백신(가다실)과 HPV 16,18형에 대한 예방를 해주는 2가 백신(서바릭스) 두 종류가 있다.
김 원장은 “자궁경부암은 조기진단하면 완치될 수 있는 암이지만 초기증상이 없어 정기적으로 검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나중에 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미룰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자신과 자녀의 건강을 위해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Tip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접종시기와 방법은
9세 이상 여성은 누구나 접종 가능하며 접종시기와 방법은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하면 된다. 최근 연구논문에 따르면 55세까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6개월 내에 총 3회 접종 받으면 면역력이 오래 지속된다. 백신은 어깨에 근육 주사로 맞으며 접종시 가벼운 통증 등의 증상 외에는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3회 접종을 마치기 전 임신을 하는 경우에는 출산까지 접종을 미뤘다가 모유수유와 관계없이 출산 한달 후 접종하면 된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안전한 백신으로 성관계, 결혼유무, 다른 백신과의 동시 접종 등과 관계없이 현재 특별한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이 아니라면 모두 접종이 가능하고 출산 후 수유 하고 있는 중에도 제품에 따라 접종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도가 입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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