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입학사정관제 안내서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한 학생 선발
학업능력은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주어진 여건 속에서 우수한 성취 보여야
서울대가 지난해에 이어 입학사정관제 안내서를 홈페이지(admission.snu.ac.kr)에 공개했다. 이번 안내서에는 서울대 합격생들의 생생한 사례를 담은 ''선배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자기소개서 및 추천서 ''NG'' 예시, 학교의 역할과 학교 소개 자료에 담을 내용 등 보다 세세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국내 입학사정관제의 본질을 짚어주고 있는 서울대학교 입학사정관제 안내서를 주요 항목별로 정리해 보았다.
- 고등학생 수준에 맞게 노력해 우수한 성취 보여라
서울대학교의 다양한 입학전형 가운데 입학사정관이 지원자의 최종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 전형은 수시모집의 지역균형선발전형, 특기자전형의 자유전공학부,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 정시모집의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Ⅱ, 외국인특별전형이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의 경우 올해부터 고등학교에서 추천한 지원자(각 고교별 2명 이내) 전원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서류평가와 면접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입학사정관제가 확대 적용된다.
입학사정관이 선호하는 학생은 학교생활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 교내외 생활에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를 보인 학생, 다양한 교육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과 경험을 지닌 학생,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의식을 가진 학생,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지닌 학생 등으로 정의했다. 고등학생 수준에 맞게 주어진 여건 속에서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 우수한 성취를 보인 학생을 선호하며 노력과 성취를 이룬 영역이 다양하다면 더 좋다.
- 지원서 통해 입학사정관에게 진솔한 모습 보여라
서울대학교 25명의 전임 입학사정관들은 서울대학교에서 가장 먼저 학생을 만나보는 사람들로 심판자가 아니라 각 학생의 단점을 이해하고 장점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지원서에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진솔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과장된 서류로 사정관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애쓸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의 생활모습을 담으면 된다.
사정관들이 지원 서류를 읽다보면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이렇게 많은 노력을 해왔구나''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학생이 있는 반면 , ''자신의 능력을 더욱 계발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고 아쉬움을 주거나 ''좀 더 소상하게 자신을 알려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학교 내외에서 자신이 보여주고 있는 열정과 도전정신, 적극적인 의지를 서류에 충분히 담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학업능력'',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해
입학사정관은 지금 현재 우수한 학생도 선발하고 미래에 우수하리라고 기대되는 학생도 선발한다. 따라서 지원자가 제출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모집단위와 관련된 학업능력과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을 평가한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도 ''학업능력''은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이지만 내신 성적이나 수능 성적을 특정 공식으로 수치화해 기계적으로 반영하지는 않는다. 교과 성적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접근, 고교 재학 기간 동안 수행한 학업 연계활동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업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지원자가 고교 교육과정을 이수하면서 얼마나 성실하고 도전적인 자세로 학교생활을 했는지,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확인하고 대학 입학 후 공부할 준비가 돼 있는지, 장차 대학이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주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비교과 영역 가운데 어느 한 가지만 우수하면 합격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어떤 경우에도 서울대에서 수학할만한 기본적인 학업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다.
- 비교과 활동은 성실한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준비하라
대학은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통해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스펙 쌓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교 내에서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고 발전시킬 기회가 있다면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만약 학교에 없는 새로운 무엇을 하고 싶다면 먼저 학교 안에서 그 방법을 찾아보아야 한다. 시험과 학업 외에도 고교 생활을 다채롭게 만들 수 있는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열정을 보이는 것이 좋다.
- 진심을 다한 활동으로 리더십과 봉사성 보여야 한다
리더십은 단순히 반장이나 부반장 임명장만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업 중 그룹 과제 수행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능력, 토론 모임에서 함께 결론을 이끌어가며 설득력 있게 자기 의견을 주장할 수 있는 능력, 모두가 주저할 때 나서서 청소를 주도하는 능력, 동아리 활동에서 부원들과 조화롭게 활동하는 능력, 주변을 돌아보며 이웃과 사회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는 노력 등을 통해서도 보여줄 수 있다.
봉사활동 확인서에 의미 없이 채워진 수백 시간의 봉사실적이나 그럴듯해 보이는 해외봉사보다는 보다 가까이에서 진심을 다한 활동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주변의 이웃이나 교내 친구들을 위해 꾸준한 도움을 주는 활동, 또는 전공하려는 분야와 관련해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아서 실천하면 된다. 처음부터 봉사성이 우러나와 실천한 활동은 그 의미가 더 크겠지만 별 생각 없이 시작한 봉사활동을 통해서도 자신이 성장해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 하나의 전공을 목표로 일관된 활동해야만 합격한다? NO!
지원한 학과가 어떤 분야를 공부하는 곳인지에 대한 이해는 필요하겠지만 모든 학생이 일찍부터 하나의 직업이나 전공을 목표로 일관된 활동을 하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어려서부터 관심분야가 분명해 꾸준히 준비하고 노력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대학진학 전까지 특정한 진로를 뚜렷하게 탐색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자 한 노력이 부정적으로 평가받지는 않는다. 때문에 고교에 입학하자마자 진로를 정한 후 모든 교육활동을 그것과 연결시켜야 한다는 부담은 갖지 않아도 된다. 또한 지원 분야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 위해 굳이 대학과정의 전공도서를 읽거나 관련된 단체나 기관에서의 경험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고등학생 수준에 맞게 관심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독서와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전공에 대한 관심을 평가받을 수 있다.
- 자기소개서, 추천서, 학교소개 자료는 일관성 있게 연관돼야 한다
자기소개서, 추천서, 학교소개 자료는 서류평가뿐만 아니라 면접의 기초자료로도 활용되기 때문에 각 자료들이 일관성 있게 유기적으로 연관되도록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생활기록부와 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으로 추천서를 작성하거나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의 내용이 서로 일치하지 않을 때에는 좋은 평가를 기대할 수 없다. 자기소개서는 고등학교 생활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학교생활기록부나 수능 성적과 같은 전형자료로는 알 수 없는 지원자의 숨겨진 특성이나 자질 등을 부각시키는 것이 좋다. 다만 객관적인 자료(타당한 근거나 일화 등)를 중심으로 논리적이고 일관성 있게 내용을 전개해야 한다. 또한 ''봉사성이 우수하다'', ''열심히 하겠다'' 등의 상투적이거나 추상적인 문구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해야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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