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멋 내기는 교복자율화 때나 교복을 입는 지금이나, 표현 방법만 달라졌을 뿐 비단 어제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멋 내기에 빠진 자녀들을 보고 있노라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부모와 교사의 입장 차이를 각각 들어본다.
학부모-지나치다 vs 개성존중해야
‘아이들의 개성을 존중해주자’는 의견과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며 우려에 찬 학부모의 목소리가 높다.
중학생 딸을 둔 김미경(가명 42 남외동)씨는 “기존교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더 예쁜 디자인의 교복을 딸아이가 원해 새로 사줬다. 공부할 때 맘에 안 드는 교복 때문에 신경 쓰다 보면 더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치마 길이는 너무 짧으면 본인도 싫어해 스스로 적당한 길이로 맞추더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정영옥(47 삼산동)씨도 두 딸들을 이해하는 편이다.
“영화 ‘써니’ 에서처럼 우리도 학창시절엔 핑클 파마도 하고 나름 멋을 부렸다. 큰아이도 그렇게 말려도 말 안 듣더니, 때가 되니 절로 철들더라. 둘째도 언젠가 정신이 들겠지”라며 한 때 유행으로 생각하며 편하게 때를 기다린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청소년의 지나친 멋 내기는 보기도 안 좋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간다며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초등학생 고학년 남학생을 둔 이선화(39 우정동) 주부는 “교육비에 멋 내기 비용까지 허리가 휠 것 같다. 나도 입지 못하는 유명브랜드의 스포츠 의류만 고집하는데다 폼 클렌싱은 자신만의 브랜드를 고집한다”고.
이어 “벌써부터 이성에게 잘 보이려고 외모에만 신경을 쓰고, 머리 손질하는데 한 시간이나 걸리고, 심지어 짧은 하체의 부모를 원망하기도 한다. 거울 볼 시간에 공부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토로한다.
김경아(42 신정동)씨는 “흔들리는 버스에서 기막히게 아이라인을 긋는 아이를 보고 부모가 누군지 궁금하더니 그 아이가 내 아이더라” 며 어린나이에 화장을 하면 피부에도 안 좋고 스키니 진을 입으면 몸에도 안 좋을 것 이라며 걱정이 늘어진다.
대부분 학부모들은 대학가서 멋을 내도 늦지 않을 텐데 멋 내는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남,녀 가릴 것 없을 정도도 심해진다며 지나치게 멋을 내는 청소년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교사들, 스스로 자제해야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규제를 하지 않냐? 라고 묻곤 하지만, 요즘은 학부형들이 오히려 이왕 멋 낼 거 좀 더 안전한 좋은 써클 렌즈에, 피부트러블이 적은 BB크림을 사라고 권하기도 한다면서 교사들은 멋내는 학생들의 지도, 단속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ㄷ 고등학교 황 모 교사는 “등교 시 단속을 피해 점심시간에 화장을 하는 등, 학교 규율이 있지만 학생들이 안 지켜서 규율이 있으나 마나다. 화장을 안 한 아이보다 한 아이들이 많아 정도가 심하냐, 살짝했냐 등에 잣대를 맞추는 현실이 돼 버렸다”고 한숨을 쉰다.
김 모 교사도 “학생들이 자신들의 개성과 사회분위기를 이해해달라며 하소연하기도 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고 공부에 방해도 안된다며 오히려 교사들을 설득하려 한다. 화장품도 중저가라서 부담도 크게 없다며 과자 하나 안 사먹고 피부보호 차원에서 하는 화장을 나쁘게만 보지 말라고 주장 한다”며 학생을 지도하는 입장에서 안타깝다고 전한다.
교사들은 “예전의 기준만을 고집하며 기성세대 눈높이로 맞춰 규제하는 것도 억지 주장이 될 수 있지만 학생들 스스로가 깨닫고 학생다움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 개성을 살렸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 조언-굿 마인드의원 박정환 원장
굿 마인드의원 정신 전문의 박정환 원장은, 먼저 청소년기의 신체, 정신적 특징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청소년 시기에는 아이들이 독립에 대한 욕구, 자신의 개성에 대한 욕구, 또래집단과 융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서로 섞여 복잡한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외모도 자신의 개성대로 꾸미고자 고집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들의 유행을 따라하는 경향이 많고, 부모의 외모에 대한 걱정을 간섭으로 치부해 버리고 자신의 결정이 옳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일어난다.”며이 때 부모들은 최대한 아이들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존중해 주는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물론 가벼운 문신이나, 짧은 치마, 머리 염색, 화장 등, 결국 사회적인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 대해서는 부모의 걱정을 충분히 설명하고 아이의 최종 의견을 존중하는 방법이 효과적으로 져주는 법이라고 강조한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외모를 가꾸는 것 보다 더 중요하고 재미난 일이 많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아 갈 것이므로 대부분은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행동이 미래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경우, 즉 코나 신체일부를 뚫어서 링을 끼운다든지, 머리를 온통 파랗게 염색을 한다든지, 전신문신을 하여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위 등 신체에 해가 되고 사회적 관용의 선을 넘어선다고 부모님이 판단된다면 강력하게 저지해야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미정 리포터 toggio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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