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여행 스케치 <마지막 편>

제2의 해금강, 해안 누리길의 절경과 마주하다

지역내일 2011-06-24

해수욕과 등대체험, 삼림욕을 다 즐길 수 있는 동구 일산해수욕장. 옛날 임금들이 신하들과 궁녀들을 거느리고 와서 경관을 즐기던 곳이다. 근현대사를 아우르고 한결같이 듬직한 모습으로 서 있는 울기등대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김윤경 리포터 7317@hanmail.net.


슬도등대에서 좌측으로 눈을 돌리면 대왕암이 보인다. 차로는 해안도로가 없어 다 못 가 돌아 나와야 한다. 이름하여 성끝마을인데 지금의 동진마을에서 울기등대로 오르는 동남쪽 기슭을 ‘꽃밭등’이라고도 한다. 이 일대는 봄이 되면 온갖 꽃들이 만발하여 ‘마성방초(馬城芳草)’라 하였는데 지금은 주변에 아파트 신축공사를 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역사가 깊은 울기등대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인 울기등대는 대왕암공원 내에 있다. 울기등대는 1987년 백색등으로 주변의 소나무 성장으로 인해 해상에서 식별이 어려워 더 이상 등대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지 못하여 신등탑 건립하였다. 등대는 벽돌조 건축물로 울창한 소나무 숲 속 사이로 돌을 박아 기와를 얹은 담이 서원의 울타리를 닮아 아담하고 자연미가 인상적이다. 
울기등대 최초 건립은 1904년 일본 해군성에 ‘한국울산항각 울기등간’ 공사착수 기록이 남아있다. 목조 건물로 러·일 전쟁 당시 일본 해군을 도와 군사전략적 역할에 이용되었다. 구등탑은 구한말 시대의 건축양식을 내포하여 문화재 재청으로 등록 문화재 제106호 지정되었다. 백색 아치형으로 지금 정원에 내려와 있다.
1층 휴게실과 2층 홍보관, 회의실 3층은 사무실 4층 전망대가 있다. 홍보관에는 ‘4D 입체 영상관, 선박조정 체험관, 홍보영상실이 있다. 입체 영상은 하루 6회 15명 정원으로 상영하고,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10시~17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선박조정 체험관은 자동차 운전 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으로 배를 운항해 볼 수 있다. 키와 핸들을 작동하면 넓은 바다로 가다가 좌우로 움직이고, 장애물도 나온다. 마치 캐리비안의 해적이 된 기분이다. 홍보영상실에는 등대지기의 하루 일상을 담은 다큐가 볼만하다.

울창한 숲에서 땀을 식혀요
원래는 울기공원이었으나 일재 잔재의 산물이라는 이유로 대왕암공원(大王岩公園)으로불리고 있다. 1920년대 초반에 심은 해송 15,0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멀리서 보노라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기 그지없다.
공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크게 일산해수욕장에서 올라가는 길과 공원 관리소를 통한 입구길, 슬도의 해안길로 나뉜다. 일산해수욕장에서 대왕암공원으로 가는 돌길을 잘 정비해 쉽게 올라갈 수 있도록  단장되어 있다. 바깥 막구지기, 햇개비, 민섬, 수루방, 용굴, 부부송을 볼 수 있고, 할미바위, 탕건암 등 층암절벽과 기암들을 구경하면서 울기등대로 오를 수 있다. 
공원 입구에 주차하고 관리소를 통해 들어오는 길은 푹신하고 넓은 산책로로 노인이나 아이들,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에 편한 길이다. 길옆에는 벚꽃, 타래붓꽃, 해당화, 동백 등 철마다 이름을 달리하는 꽃들이 피어 산책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입구 주변에 즐비하던 가게와 횟집들이 모두 없어져 깨끗하게 정비된 환경이 더욱 쾌적하다.
슬도에서 대왕암까지는 1.2km 거리에 해안 산책로가 있는데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해안누리길로 울산 해안선의 참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배미돌, 노애개안, 고동섬, 너븐개, 샛구직, 용디이목을 볼 수 있다. 대왕암 입구까지 오면 고래의 턱뼈 조각상이 있고, 해맞이 광장 밑에 해녀들이 딴 해삼, 전복, 성게 등을 판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대왕암까지 다리가 이어져 있어 전망대까지 들어갈 수 있다. 울기등대 밑에 대왕암, 용등, 다릿돌, 용추암 등 다양한 기암괴석을 만날 수 있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제2의 해금강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이곳은 옛날에는 동면팔경 중 용추모우로서, 방어진12경에도 용추모우로 지정되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특별한 볼거리-일산진과 별신굿
옛날부터 방어진 일원에서는 크고 작은 굿이 마을마다 많이 성행되어 왔다. 마을의 사당에 제의를 지내는 것과 무당에 의해 치러지는 별신굿은 모두 마을의 안녕과 복을 비는 향토신앙이다. 예전에는 용잠, 남화, 용연, 달포, 당월 등지에서 가끔씩 굿판을 벌렸지만 공단이 들어선 후 거의 사라지고, 일산진의 별신굿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별신굿의 대표적이다.
가을에 격년제로 실시하는데 제상을 차려놓고 용왕거리의 무가가 시작되면 마을 사람들은 물론 구경나온 사람들까지 정성껏 절을 하고 복을 비는 풍습을 볼 수 있다.
◇문의 : 052-209-3738(공원관리소), 052-251-2125(울기등대)

맛집 추천
퓨전 바베큐 전문점 ‘하이루’

‘높은 곳의 망루’라는 뜻으로 ‘하이루’는 가게 정면으로 일산해수욕장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한식당이다. 오리, 삼겹살, 등갈비, 소세지 훈제 요리 전문점으로 자전공전으로 기름을 쫙 뺀 고기가 담백하다. 특히 해수욕을 하고 지칠 때 아주 좋은 영양보충이 된다. 벽돌과 원목을 사용해 카페 느낌으로 꾸민 실내가 인상적이고 야경도 아름다운 곳이다. 회의나 모임을 할 수 있는 대형 룸이 있고, 놀이방과 함께 오락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외국인들도 감탄한다는 훈제 기계가 입구에 자리 잡고 있어 직접 볼 수 있다. 나들이 나온 가족단위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하이루 모듬 메뉴''는 와인과 곁들이면 금상첨화이다. 점심특선(3시까지)때는 저렴한 가격으로 훈제요리를 맛볼 수도 있다. 해물을 넣은 된장찌개와 얼음모밀 등이 입맛을 당기며 깔끔한 반찬과 함께 쌈밥도 같이 나온다.
위치 : 일산해수욕장 앞(동구 일산동 979-7)
메뉴 : 오리훈제 바비큐, 생삼겹 바비큐 등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11시
문 의 : 052-252-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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