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중창단 ‘En하모니 싱어즈’

“노래할 수 있어 행복해요.”

원주시립합창단 출신 선후배가 한자리에 모여

지역내일 2011-06-17

젊은 시절 화려한 삶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가정주부라는 이름으로 남편과 아이들 뒤치다꺼리로 하루해가 저무는 것이 일반적인 주부의 삶. 그러다보면 자신의 삶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더군다나 처녀시절 찬란한 무대에서 관객의 박수를 받으며 지냈다면 무대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질 것이다.
세월은 지났지만 지난 시절 못지않은 목소리로 노래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여성 중창단 ‘En하모니 싱어즈’를 만났다.


●음악에 대한 향수 버릴 수 없어
‘En하모니 싱어즈’는 격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무실동 베스파아파트 상가 2층에 있는 음악학원에서 모여 연습한다. 음악에 대한 향수를 버릴 수 없었던 9명의 주부들이 노래 하나로 오랜 공백 기간을 깨고 다시 모였다.
여성중창단으로 뭉친 ‘En하모니 싱어즈’는 원주시립합창단에서 5년 이상 활동했던 여성들이다. 결혼 및 개인 사정으로 탈퇴하게 되어 주부로만 지내오던 회원들은 노래에 대한 그리움을 버리지 못했다. 오랜 공백 기간이 있었기에 다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두렵기까지 했다.
리더 김승희(42?개운동) 씨는 “합창단에 대한 그리움을 개인 연주 활동으로나마 달랬습니다. 그러나 하모니를 이루던 합창단 시절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시절 함께 했던 단원들끼리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내다 모두 같은 마음인 것을 알고 다시 모이게 되었습니다”라고 한다.  
원주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결혼과 함께 용인으로 생활 터전을 옮기게 된 이상옥(35?용인) 씨는 “연습이 있는 날이면 열 일 제쳐두고 달려옵니다. 지난겨울에는 눈길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아이도 아직 어리지만 남편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다시 용기 낼 수 있었습니다”라며 “여성중창단은 3부로 연주하지만 혼성4부보다 자유롭고 여성의 섬세함을 살릴 수 있어 매력적입니다.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니 꿈만 같아요”라고 한다.


●내안의 또 다른 나, 노래로 행복 찾아
“텔레비전에서 합창단 공연이 방송 되면 집안일을 하다가도 갑자기 손을 딱 멈추게 됩니다. 내 자신도 모르게 음악에 빠져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라고 말하는 전미정(39?반곡동) 씨는 “사회생활과 집안일을 병행하는 맞벌이 부부지만 내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은 바로 노래였어요. 다시 부를 수 있게 된 것이 내게는 가장 큰 행복입니다”라고 말한다.
회원들마다 각각의 사정은 모두 있다. 아직 자녀가 어린 사람도 있고 장성하여 결혼을 한 회원도 있다. 멀리서 몇 시간씩 차를 몰아 달려와야 하는 회원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노래에 대한 열정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과연 자신이 행복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En하모니 싱어즈’ 회원들은 모두 노래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주부로 사회인으로 모두 바쁜 일상을 보내지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하고 싶은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말하는 ‘En하모니 싱어즈’회원들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여성중창단으로 거듭나
김복자(54?태장동) 씨는 “서로 모습도 변하고 나이도 들었지만 노래에 대한 실력은 변함없습니다.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모습을 보면 전성기가 따로 없어요”라고 한다.
아이가 셋인 이강희(36?문막) 씨는 “나만의 시간을 다시 찾았다는 것으로도 기뻐요. 누군가에게 나를 인정받을 수 있고 자아계발과 성취감도 얻을 수 있어 다시 태어난 기분입니다”라고 하자 반주자 한정아(39?단계동) 씨는 “서로의 마음을 읽기 때문에 하모니가 잘 이루어져요”라고 한다.
‘En하모니 싱어즈’는 회원모집을 하고 있다. 합창단이나 중창단으로 3년 이상 활동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나이나 학력 상관없으며 노래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을 가진 사람이면 대환영이다. ‘En하모니 싱어즈’ 정식회원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오디션을 거쳐야 한다. 회원이 되면 정기연주회 및 각종 대회에 참여하게 할 수 있다. 


가입문의 : 010-3347-0411
신효재 리포터 hoyja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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