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정화중학교 신혜원] 스승의 날 이선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

함박꽃처럼 내게 찾아 온 기분 좋은 뜻밖의 손님

지역내일 2011-05-09 (수정 2011-05-09 오후 5:32:48)

꿈에 그리던 중학교 입학을 한 1주일 후, 학원에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우리 집 우편함 귀퉁이 사이로 우편물이 보이는 듯해서 열어 보니, 생각지도 않던 뜻밖의 손님이 찾아와 있었다. 

한 통의 엽서였는데, 보내는 사람에 이 선이라고 적혀 있었다. 설마하고 읽어보니 초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이셨던 이 선 선생님이 보내신 ‘엽서’였다. 미술을 전공하시고 평소 환경운동과 보존에 관심이 많으시던 선생님답게 엽서는 산과 태양이 한지로 센스있게 꾸며져 있었다. 

왠지 그 엽서를 보니 3년 전 생각이 났다. 작은 것을 소홀히 하고 물건을 아낄 줄 몰랐던 우리들에게 절약정신을 가르쳐준 선생님,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의 입맛을 바꾸어주신 것도 선생님이시다. 

학급 생활 도중에 선생님은 상으로 항상 유기농 건빵이나 볶은 검은콩 등을 주셨는데, 처음에는 거부감도 들었지만 “콩도 맛있네”라는 생각을 심어주셨다. 콩을 싫어하는 내가 엄마에게 콩을 볶아 달라 할 정도이니 말이다. 또한 편식이 심한 내게 새로운 음식을 접할 수 있게 도와주신 것도 선생님이셨던 것 같다. 한상 반찬투정만 부리던 내가 급식을 다 먹게 되다니! 돌이켜보면 나에게 선생님과 같이 보낸 1년 동안 참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집에 올라와서 엽서를 읽어보니, 4년이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어떻게 기억하고 계셨는지, 내가 반 기문 총장처럼 되고 싶다는 것을 잊지 않으시고 나에게 중학생활을 맞아 꾸준히 성실하게 생활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앞으로 전진 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적혀있었다. 

이 엽서를 읽고 나니 살짝 흐트러지고 있던 내 마음이 다잡아 지고 항상 나에게 가르침을 주시던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져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안타깝게도 엽서에는 주소가 적혀있지 않아 답장은 못해 드렸지만, 이렇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다가오는 스승의 날을 맞아 글을 써 본다. 

아직은 내가 14년이라는 짧은 삶밖에 살아 보지 못했지만, 지금까지의 나의 선생님 중에 아니 앞으로도 내 맘 속엔 영원히 가장 최고의 선생님으로 남을 것 같다. 그날 저녁 나의 꿈속, 나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나를 반기고 있는 선생님 집 앞에 와있었다. 아아, 평생을 두고두고 간직할 엽서. 선생님 고맙습니다.
글 대구 정화중학교 1학년 6반 신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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