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스승의 날 맞은 장도초 이종숙 교사
지식보다 생각이 바른 아이가 행복해요
주장, 대화, 합의 훈련으로 리더십 교육 … 책 읽기 많을수록 학습능력 높아
5월 15일은 스승의 날. 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선생님은 단연 관심 대상 1호다. 존경과 사랑의 대명사인 선생님이라지만, 교육에 대한 소신과 생각은 사람 성격처럼 조금씩 다른 것도 사실이다.
어떤 선생님이 좋은 교사일까. 학창시절 마음으로 따르고 졸업을 해도 다시 찾고 싶은 추억 속에 선생님이고 싶다는 남동구 장도초등학교 이종숙 선생님을 만나보았다.
< 아이 하나하나가 모두 주인공인 교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남동구 논현동 장도초등학교 운동장은 잔치마다이었다. 어린이날을 맞은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행사장에는 장도초교 어린이 뿐 만 아니라 동네 아이와 어른들도 모였다.
약 1000여 명의 남동구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모여 즐긴 어린이날 기념 축하잔치. 일반 행사와 다른 점은 아이들 개개인이 모두 주인공으로 나서는 23개의 프로그램이다.
또 참여 어린이들도 장도초교 외에 동네 지역아동센터, 작은 도서관 이용자 등이 함께하는 자리였다.
동네잔치를 치른 일꾼 중엔 이 학교 2학년을 맡고 있는 이종숙(49)교사가 있었다.
그는 “눈으로 보는 행사대신 어린이 하나하나가 모두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체험식 프로그램을 준비했어요”며 “진행도 교사들 외에 지역의 공무원노조와 CM노조 등이 힘을 합해 더 뜻 깊은 자리였죠”라고 소개했다.
어린이날 행사처럼 교실에서도 아이들이 주인공이길 바라는 이 교사. 그는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까.
< 말하고, 듣고, 토론과 대화 잘 하는 어린이
“수업시간은 일방적으로 가르치기 보단 아이들의 발표시간예요. 하나의 주제를 배우기 위해 이이들은 모두 자신의 생각을 말하죠. 발표 자체는 단순한 말하기 수준을 넘어요”라며 “내 생각을 남 앞에 말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에 대한 존중이고 듣는 아이들의 배려가 숨어있기에 가능해요”라고 말하는 이 교사.
특히 말하기와 듣기훈련이 부족한 저학년들을 위해 그는 “지금 선생님이 뭐라고 했지? 저 아이가 뭐라고 발표했지?” 라고 확인 질문을 한다. 그 확인과정 속에 아이들은 잘 들어야 대답할 수 있음을 배운다. 또 정확하게 말해야 친구들이 알아들음도 깨닫는다.
이 교사가 바라는 가르침의 목표는 즐겁고 행복한 사람 되기다. 바른 인성과 남을 위한 배려. 하지만 배울 기회는 공부 때문에 자꾸 밀려나고 있다. 그게 안타까워 적어도 수업 시간만큼은 학습주제를 통해 훈련한다.
“내 생각을 바로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들을 줄 알아야 대화와 토론이 가능한 아이로 자라잖아요. 장차 민주시민으로 자랄 어린이에게 서로 다른 의견이라도 끝까지 합의를 이끌어내는 자질을 배우게 하고 싶어요” 이 교사의 작은 바람 중 하나다.
< 공부 잘 하는 아이 비결은 ‘독서’
“엄마들이 묻는 질문 중 가장 많은 것은 역시 ‘어떻게 하면 우등생 만들 수 있냐’ 예요. 아무래도 책 읽기 같아요. 학원공부보다 꾸준한 독서량을 가진 아이는 고학년으로 갈수록 그 효과를 나타내요. 독서의 힘이죠”라고 말하는 이 교사.
그래서 그는 독서록과 일기쓰기지도에 할애하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또 읽기를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겐 독서 강요보단, 쉽고 재미있는 만화책을 권한다. 대신 단 한 마디 자신의 느낌이라도 기록하길 권한다.
하지만 이 교사의 소신교육도 현장에서 느끼는 안타까움에 답답할 때도 있다. 그는 “현재 교육과정이 아이들 수준보다 높아졌어요. 쉽게 말해 중학교 1학년 과정을 6학년이 배우는 격이죠”라며 “교육과정과 아이 발달과정이 서로 안 맞다 보니 수업시간 안에 완전이해가 부족하고 아이들의 놀 시간은 더 줄어들게 돼요”라고 말한다.
특히 소득수준이 높은 지역 학교일수록 학교 운동장엔 아이들이 없다. 모두 학원으로 가버리기 때문이다. 친구와 놀고 싸우고 어울리며 사회성과 배려를 배우는 기회를 잃는다는 안타까움이다.
“하다못해 독서까지도 모든 교육의 저 끝은 대학입시예요. 그럴수록 적어도 초등과정에서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넓히는 경험이 필요해요. ㄷ 자로 책상을 배치하고 친구들과의 활동수업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라고 이 교사는 말했다.
Tip 이종숙 교사가 말하는‘ 아이교육을 위해 선생님과 친해지기’ 노하우
○ 아이 정보를 선생님께 많이 공개할수록 좋다-선생님도 여러 아이 정보가 많을수록 맞춤식 지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알림장을 활용하라-직접 찾아가거나 전화통화가 불편하면 알림장에 메모를 교환하면 자연스럽고 선생님도 부담이 적다.
○ 휴대폰 문자나 쪽지 상담도 좋다- 학교에서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다면 엄마 혼자 해석하거나 고민은 금물. 상황을 선생님께 먼저 물어보고 함께 해결한다.
○ 학교 행사나 모임을 활용하라-아이 학교생활을 알려면 행사나 모임에 나가보는 것이 빠르고 객관적이다.
○ 학교 갈 때 빈손으로 가야하나-촌지관행은 사라졌다. 대신 어쩌다 한 번 보단, 자주 선생님과 만날수록 상담시간은 줄이면서 아이와 학교 정보 교환에 유리하다.
김정미 리포터 jacall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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