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떨어지는 입구. 땅이 하얗다. 꽃잎들이 발아래 그득하다. 기온이 도시보다 낮은 이곳은 노랗게 만개한 수선화도 한창이다. 봄 소풍을 온 것처럼 사람들이 모두 밝은 표정으로 한나절이 화사하다.
공간이 넓어 하루 놀기에 적당하게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인 사랑채부터, 노래방 시설이 구비된 50명 단체석,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도록 여유 있게 꾸며진 정자,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족구장까지 주인의 마음 씀씀이가 그대로 보인다. 정원이 그림처럼 단정하게 다듬어져 있어 풍미도 느껴진다. 쉼 없이 돌아가는 물레방아와 작은 다리로 이어진 연못, 물통을 안가지고 온 것을 후회하게 만드는 약수터와 맑은 계곡,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연방에서 먹는 음식의 맛은 어디에 비길 수 없이 뛰어난 맛이다.
김치숙성실에서 자연으로 발효된 김치로 만들어주는 묵은지 도토리갈비찜은 아주 오래전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런 손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잘 삭아 입 안에서 부드러운 김치 맛이며, 젓가락을 대기만 하면 쑥! 빠지는 고르고 부드러운 돼지갈비 맛이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린다. 정성스레 만들어 적당이 말려져 찜에 들어간 도토리묵은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이 집의 윤석한 촌장은 “처음 이곳으로 들어 올 때만 해도 무엇이 먹는 나물인지도 몰랐다.”며 “지금은 봄이면 나물 캐고 장아찌 만들고 다른 어느 곳보다 찾아오는 사람들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며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며 웃는다.
밥은 약수로 짓는다. 주문을 하면 바로 꼬마 압력솥에 쌀을 안치고 밥을 해서 손님들의 밥상에서 바로 먹게 차려주며 마지막으로 끓여서 내주는 누룽지 탕 맛은 고소함이 약수로 지은 밥맛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집에 두고 온 가족이 생각나는 사람을 위해 전 메뉴가 포장이 가능해서 포장을 해가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묵은지 등갈비김치찜은 맛을 본 사람들이 그 맛에 반해 포장을 해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촌장이 귀띔한다.
촌장의 최고의 서비스와 품격까지 더한 초록 짙은 ‘산 너머 산촌에서’ 삼대가 같이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이 많은 것은 아마도 부드러움으로 전해지는 깊은 맛 때문이 아닐까. 꼭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약수통 지참을 절대 잊지 말 것.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메뉴 묵은지 도토리갈비찜. 닭찜. 한방토종백숙. 우렁청된장탕. 산채도토리비빔밥
위치 전남 담양군 남면 인암리 131-2. 소쇄원에서 10분 거리
문의 061-381-9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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