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스승의 날.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사랑’으로 진화하는 교사가 존경받아

지역내일 2011-05-30

검증받은 실력에 사랑으로 아이들을 보듬어야
5월은 가정의 달인 동시에 스승의 날도 들어있다. 대학까지 16년의 교육을 받으면서 존경할만한 스승, 혹은 기억에 남는 스승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혹해 한다. 아니, ‘없다’라고 단호하게 도리질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해야 맞을지도 모른다. 반면에 교사는 지나온 교사생활 중 졸업 후 찾아오는 제자들이 있느냐고 물으면 그저 가볍게 웃고 만다. 배움의 길은 길었지만 존경할만한 스승이 없고 교사생활은 열심히 했는데 기억을 따라 찾아오는 제자는 없는 게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그 해답을 어디서 찾아야할까.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어떤 자세로 아이들과 교감을 나누며 꾸준히 진화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존경받는 교사와 어른이 되어서도 찾아오는 학생
대학을 졸업 한 정미경(가명) 씨는 여고 1학년 때의 담임교사를 잊지 못한다. 해마다 5월,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담임교사에게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대학을 다니던 서울에서 꽃과 케익을 보내기도 했었다. 졸업 후 이곳에서 대학원에 다니면서 다시 담임교사와 자주 만나는 정 씨는 “선생님을 생각하면 정말 자랑스럽다. 존경하는 분이 내 생애에 존재한다는 것도 고맙고, 늘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는 것이 아직도 여고 1학년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웃는다. 정 씨에 의하면 담임교사는 ‘늘 정확했으며 개인의 의견과 개성을 존중해주었다.’ 또, ‘항상 아이들과 함께 했으며 자율학습 시간에도 솔직한 태도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독려했었다.’고 설명한다.
다행이 연락이 닿은 그 교사는 지금 혁신학교로 지정된 중학교에 근무 중이며 “여전히 아이들은 미래의 희망이다.”며 “잊지 않고 찾아준 학생들이나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나 역시 잊지 않고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고 말한다.
여고 졸업 후 30년이 되어 가족들을 동반해 모교 방문(홈커밍데이)을 준비 중인 임효경씨는 “재학 중이었을 때는 몰랐었다. 그 시절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가니 선생님들이 소록소록 생각이 난다.”며 “작고하신 분들의 소식을 들을 때가 가장 마음 아팠다.”고 이야기한다. 임 씨 역시 완도에서 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며 ”아이들을 정말 사랑으로 대하면 언젠가는 꼭 자신을 가르쳤던 선생님이 생각이 날 것이다.’고 경험담을 담담하게 말한다.
사랑이 존경의 가치를 알게 해
공교육과 교사들이 무너지고 있다고 느끼는 이유는 사교육에 의존해 공교육을 불신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애초부터 공교육이 믿음직스럽다면 사교육이 발생할 틈은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사교육이 없었던 1970~1980년 초까지에는 존경하는 스승이 도처에 존재했다. 굳이 나를 가르치는 학교의 교사가 아니었어도 이 시대의 거대담론을 형성하고 이끌어가는 사회적으로도 존경받는 어르신들이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장성 문향고 이경희 교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공교육이 신뢰를 통해 인정을 받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공교육은 시장 밖에 있고, 사교육은 시장 안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경쟁논리에 의해 공교육이 사교육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해결책은 단순하다. 공교육이 사교육이 따라올 수 없는 교육을 구성하는 일이다. 교육적으로 가치가 있으면서 사교육이 할 수 없는 것, 또는 하기 힘든 것, 최소한 공교육이 사교육에게 뒤처지지 않을 부분에서 차별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것은 사랑이다. 아이들을 보듬어 안을 수 있는 사랑이 먼저일 때 우리 아이들은 존경의 가치로 스승을 알게 될 것이다.”고 말한다.
광주시 교육청 교원인사과 김창균 장학관은 “가장 우선적으로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하며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임용고시를 통과한 교사들의 실력은 이미 검증되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일 년에 90시간 이상 행해지는 모든 교사들의 연수중에는 교과연수만이 아닌, 학생들을 위한 생활이나, 인성지도 까지도 포함이 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또, “공교육이 정상의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할 때 사교육은 선행학습이 주류이며, 주입과 암기로 답을 도출해내는 것과는 달리 공교육에서 창의적 사고를 찾아가기에는 이미 사교육으로 습관화 된 아이들에게는 ‘지겨운’ 교육이 되어가고 있으며 ‘창의력 사고 유발 교육’은 그만큼 멀어져가고 있다.” 며 “입시와 관련된 교과에만 관심을 갖게 하는 사회구조도 존경할 만한 스승을 갖게 하지 못하는 커다란 이유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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