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 음주 문제가 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주위의 어른들, 부모나 친지, 때로는 동료 친구들로부터 술과 음주에 대한 태도를 보고 배운 탓이다. 음주 문제에 대하여 유전이 일부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있으나, 술을 어떻게 마시는가 하는 행동 특성은 자라면서 경험한 주위 사람들의 음주에 대한 태도로부터 유래한다.
일반적으로 자녀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부모에게 무어라도 잘 이야기할 수 있다면, 술을 마실 가능성은 낮아진다. 자녀들에게 술의 위험에 대해 경고해 보았자 부모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일상적으로 음주를 하면 자녀들의 음주에 대한 태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퇴근한 후 마시는 한 잔 술은 힘든 하루에 대한 당연한 보상인 듯 보인다. 그러면 자녀들에게 술은 힘든 일을 마치고 스트레스를 달래는 합당한 방법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게 된다. 자녀들 또한 힘든 일, 예컨대 시험이 끝나면 힘들었으니 한 잔 해야지 하는 식으로 발전하기 쉽다.
늘 얼굴이 굳고 말이 없던 아버지가 술만 마시면 기분이 풀어져 잘 떠들고 식구들에게도 편하게 해주면, 음주는 모두를 편하고 즐겁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해한다. 취하자마자 기분이 풀리는 것을 보고 알코올은 가장 손쉽게 기분을 빨리 달래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결론 내린다.
술을 마시면 으레 만취할 때까지 폭음하는 식이라면, 자녀들은 술은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으로 안다. 절주하는 어른들을 보지 못하면 자녀들 또한 취하는 것은 용납된다고 믿기 마련이다. 집안에 알코올중독자가 있으면 자녀들이 경험한 유일한 음주 방식은 중독적으로 마시는 것뿐이다. 그래서 어려서 알코올중독도 아닌데, 보고 경험한 것이 그것뿐이므로 알코올중독자처럼 중독적으로 음주하는 수가 흔하다.
술을 마시면 남의 입장을 무시하고 사회 규범과 규칙, 법에 어긋나는 수가 흔하다. 음주 운전 같은 예가 전형적이다. 이런 것을 보고 자란 자녀들은 술에 취하면 실수를 해도 관대하게 처리해 줄 것으로 착각한다. 걸리지만 않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여기고, 규범에 어긋나는 불법적인 또는 모험적인 행동을 저지르기 마련이다.
음주는 적절한 행동이 아니라고 가르치는 어른들 사이에서 자라면 음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매우 적다. 부모가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자녀들 또한 마시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즐겁기 위하여서는 꼭 음주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심어줄 수 있다.
신 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무료 상담: 강원알코올상담센터 748-5119 ww.alj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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