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군 서면에 위치한 팔봉산은 홍천 9경 중 제1경으로 꼽힌다. 산은 나지막하고 규모는 작지만 8개의 바위봉이 팔짱 낀 8형제처럼 이어져 있고 홍천강과 연접하여 그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2010년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산에도 이름을 올렸다.
홍천강이 산을 휘돌아 흐르고 여덟 개의 봉우리가 올록볼록 아기자기한 산. 정상은 327m에 불과하지만 바위와 암벽을 오르는 산행이기에 3~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산위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홍천강과 주변 산세를 감상하며 바위산을 타고 오르는 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산이다. 단, 팔봉산은 바위를 타는 산행이므로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산행이 제한되니 출발하기 전에 날씨와 입산 통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바위 절벽 위에 올라 느끼는 풍광
팔봉산은 8봉을 모두 오를 수 있지만 산행이 힘들다 싶으면 중간에 내려올 수 있도록 길이 마련되어 있어 부담이 없다. 팔봉산은 암벽이 많고 대부분 쇠 난간이나 밧줄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장갑 준비는 필수다. 장갑도 준비하고 등산화의 끈도 힘껏 졸라맸다면 출발하자.
팔봉산 입구에서 표를 끊고 작은 개울 위 철다리를 지나면 1봉으로 향하는 산행 시작이다. 가파른 오르막 구간을 10분 정도 가면 의자가 있는 쉼터가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조금 더 오르면 1봉 가는 길과 2봉 가는 길의 표지판을 만나는데 선택해서 오를 수 있다. 1봉에 오르려면 밧줄을 잡고 암벽을 타야한다. 가파른 경사에 아찔한 기분이 느껴지지만 탁 트인 시야로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는 팔봉산만의 매력이 있어 1봉으로 먼저 오르길 추천한다.
바로 옆 2봉에는 이씨, 김씨, 홍씨 세 부인을 모시는 삼부인당이라는 당집이 있다. 매년 3월과 9월 보름에 당굿을 벌여 인근 주민들의 안녕과 질병이나 재액, 풍년과 흉년을 주재하는 세 여신을 위한 굿을 연다. 1봉에서 잘 보이지 않던 홍천강은 2봉에서 그 경치를 더 잘 드러낸다.
● 팔봉산의 맛, 무병장수를 이룬다는 장수굴
3봉에서 4봉 가는 길의 해산굴 통과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굴을 지나는 것이 해산의 고통을 느끼게 해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 틈이 매우 좁아 배낭을 메고서는 혼자 통과하기가 어렵다. 해산굴의 또 다른 이름은 장수굴이다. 여러 번 빠져나갈수록 장수한다는 전설이 있으니 도전해 보자. 등산객이 많으면 정체가 심해 기다림은 필수다.
4봉 꼭대기는 주변 전망을 즐기기에 가장 좋다. 시원한 홍천강과 멀리 춘천의 삼악산까지, 인근 마을의 잘 정비된 논과 밭을 여유롭게 바라보는 맛도 즐겁다. 5봉과 6봉 가는 길도 가파르고 급한 경사의 바위길이지만 철계단과 밧줄이 마련되어 있으니 조심해서 산행을 하면 안전하다.
1봉에서 7봉까지는 봉우리들이 가까워 서로 잘 보이지만 7봉에서 8봉은 조금 떨어져 있다. 8봉에 이르면 위험 안내판이 기다린다. 오를 자신이 없는 사람은 거기서 하산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기에는 아쉽다. 8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경사가 가팔라 기다시피 내려와야 한다. 철난간과 쇠줄이 설치되어 있어 주의를 기울이면 그리 어렵지 않다. 산을 내려오면 둘레길처럼 잘 정비된 길이 매표소까지 바로 이어져 있다. 매표소 가는 길 왼편으로 시원하게 흐르는 홍천강에 멈춰 손을 씻고 등산화를 벗어 강물에 발을 담그면 산행의 피로를 식히기에 좋다.
팔봉산의 입구 주변에는 주차시설과 민박 시설, 식당이 잘 정비되어 있다. 강가에서는 텐트를 치고 물놀이와 낚시를 즐길 수 있다. 꽃이 만발하고 산의 푸르름이 손을 내미는 5월. 물놀이와 낚시, 등산을 한 번에 즐기며 꽉 찬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를 찾고 싶다면 가족과 함께 혹은 가까운 친구들과 팔봉산으로 지금 떠나자.
문의 : 033-434-0813
도움말 : 홍천군청 문화체육과/팔봉산관리사무소
김윤희 리포터 yoonij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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