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배고픔을 달래주던 고마운 음식이 보리밥이었다. 이제는 건강과 웰빙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보리밥의 위상과 가치가 높아졌지만, 젊은 주부들에게 쉽지만은 않은 것이 보리밥 짓기다. 남송고을에 보리밥을 제대로 지어 맛있게 내놓는 음식점이 있다. ‘남송고을’을 찾아 보리밥맛의 비결을 알아봤다.
●한옥과 소나무가 멋스러운 ‘남송고을’
시내에서 오페라 웨딩홀을 지나자마자 왼쪽 길로 들어서면 남송이다. 길을 따라 3분 정도 올라가면 소나무로 둘러싸인 기와지붕의 한옥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돌솥보리밥과 구지뽕백숙이 유명한 ‘남송고을’이다. 입구에는 다육식물과 야생화가 가득하고, 마당 한 쪽 텃밭에는 상추가 자라고 있다. 소나무를 거느린 한옥은 운치를 더하고, 한지로 된 벽지와 나무 대들보는 나무식탁과 더불어 멋스러운 정취가 더해진다. 시원한 나무데크도 마련되어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식사를 할 수 있다.
김정희(51) 대표가 보리밥을 주 메뉴로 선보이게 된 계기로 자신의 장맛을 꼽는다. “할 줄 아는 게 음식 외에는 별로 없어요. 매년 콩 두 가마로 된장, 고추장을 담그는데 장맛은 자신 있거든요. 장맛을 제대로 살리는 음식이 뭔가 생각하다 시골에서 먹던 맛 그대로 보리밥 지어서 대접하면 좋을 것 같아 ‘남송고을’을 열게 되었어요.”
●보리밥은 열무김치와 강된장이 들어가야 제 맛
돌솥보리밥을 주문하면 참나물 같은 계절 나물에 묵나물 두 가지, 호박나물과 갖은 채소, 된장국에 열무김치까지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반찬과 보리밥이 한 상 가득 차려진다.
보리쌀을 한 번 삶아 돌솥에 금방 지은 보리밥은 입 안 가득 구수한 맛이 가득하고, 보리쌀을 삶은 물로 담근 열무김치는 시원하면서도 개운하다. “전라도에서 생산된 국산 보리쌀을 써요. 보리는 쌀보다 영양이 많고, 열량은 낮아 건강음식으로는 제격이에요. 집에서 보리밥을 지을 때 보리쌀을 삶는 것이 번거로우면, 압맥이나 할맥 보리쌀로 밥을 하면 삶지 않아도 되요. 보리밥에 찰기를 주고 싶으면 찰보리쌀을 섞어 쓰면 되고요.”
냉이를 넣어 끓인 된장국은 입맛을 돋우고, 보리밥과 나물을 비빌 때 넣는 강된장은 조미료를 쓰지 않고도 감칠맛이 풍부하다. 김 대표는 “다시마와 황태머리, 마른새우와 고추씨를 넣고 만든 육수에 무와 양파를 갈아서 강된장을 만들어요”라며 “보리밥을 맛있게 먹으려면 보리밥에 강된장, 열무김치와 나물을 넣고 비벼 드세요. 열무김치를 밑반찬으로 그냥 드시는 손님들이 있는데, 비빔밥에는 열무김치가 들어가야 제 맛이에요”라고 말한다.
도자기로 만든 큰 대접 가득 열무김치와 제철 채소, 보리밥과 나물반찬을 넣고 비빈 보리 비빔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한 입 가득 먹어보니 아삭하게 씹히는 열무와 탱글탱글 살아있는 보리밥이 고향의 맛 그대로다. 김 대표는 “쌈으로 준비된 상추와 배추는 대안리 집과 남송고을 텃밭에서 재배한 안전한 먹거리”라고 밝힌다.
●구찌뽕 백숙과 고추장 통삼겹구이
구찌뽕을 넣고 끓인 백숙은 부추와 밤, 대추 등 몸에 좋은 갖은 재료가 들어가 있다. 브루스타에 얹어서 데우며 먹기 때문에 식지 않고, 국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구찌뽕은 뽕나무 일종인데, 일반 뽕나무와는 달라요. 나뭇가지에 가시가 있고 항암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어요. 집안 어른이 충청남도 홍성 산에서 직접 채취해 보내줍니다.” 김 대표는 구찌뽕 백숙에 마늘과 황기, 인삼 등 한방재료가 10여 가지 들어간다고 알려준다. 백숙을 먹은 뒤에 나오는 죽은 찹쌀과 함께 흑임자와 들깨를 넣어 고소한 맛이 돋보이고, 감자와 버섯, 잣과 호두 등 야채를 넣어 식감을 높였다.
고추장 통삼겹구이는 통삼겹살을 한방 재료와 넣고 40분 동안 삶아 잡내를 제거한 뒤에 고추장 양념을 해서 그릴에 구워 서빙한다. 매콤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밥과 함께 먹어도 좋고 술안주로도 적당하다. 함께 나오는 겉절이와 시원하고 담백한 백김치는 매운 맛의 통삼겹과 조화를 이루어 맛을 북돋운다. 고추장 통삼겹구이를 먹으면 된장찌개가 공기밥 가격에 제공된다. 돌솥우렁이쌈밥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메뉴다.
문의 : 761-7877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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