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28) 씨는 창동행복한지역아동센터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청년이다. 틀에 짜인 커리큘럼을 벗어나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을 보며 생각할 수 있는 근거부터 마련해 줘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단다.
그의 수업은 일단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쉬운 사고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것에서 출발한다. 가령, 눈앞에 분홍색 케잌을 보여주며 분홍색을 모두 치운 뒤 각자 원하는 색으로 칠하게 만든 다음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해 서로 생각 나누기 하는 방식 등이다. “경험 생각 상징 등이 각각 다를 뿐더러 그로부터 꿈이 나고 행위의 방향성도 결정된다”며 같은 모습을 보면서 다르게 표현하는 것은 관점이 다르기 때문임을 가르친다.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 “관점은 책임과 함께 앞으로 나갈 방향성을 부여 한다”고 힘 줘 말한다.
일주 1회 한 시간 씩 하는 수업에 있어 아쉬운 점은 ‘학년 나누기’, 연령 별 학년 별로 생각하는 연습 등이 달라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철학 수업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은 ‘별로’로 보이지만 그럴수록 더 애 쓸 거라 말한다. 필요성이 크다는 믿음에서다.
국문학을 전공한 재훈 씨는 시도 쓰고 소설도 쓴다. 그런 작업들과 철학적 사고는 아주 유관, “철학은 개념 정리다. 차갑고 자기 비판적이며 자기와 대상을 의심하면서 자기를 계속 쇄신해가는 것, 자기 기본 색깔이자 자기만의 관점”이라 설명하며 시와 소설에도 철학을 담아야한다고 강조한다.
영원한 노예도 주인도 없다는 헤겔 사상을 가슴에 깐 재훈 씨의 철학은 ‘내가 필요한 곳에 가자’라고 단언, “부탁 받는 것의 가치를 추구하는 삶의 소망이 강하다”고 전한다. 불리한 상황을 딛고 자기 주도적 삶을 일군 사르트르와 철학 체계를 세운 칸트를 흠모하는 그는 앞으로 어린이 철학 교실도 열 계획. 사회복지 공부와 함께 시와 소설을 추구하며 사상가로서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부단 없이 정진 중이다.
윤영희 리포터 ffdd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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