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 무한리필 조개구이 ‘조개군’

뭐어~ 조개구이 먹으러 서해바다 간다고? 소는 누가 키우고!

춘천 유일의 무한리필 조개구이, 선선함과 맛과 양으로 승부한다

지역내일 2011-05-10



먹자골목을 얘기할 때 빠짐없이 떠올려지는 메뉴가 있다. 불과 얼마 전엔 ‘한집 건너 하나’이라는 말조차 어색하지 않았다. 다름 아닌 ‘조개구이’ 간판. 저렴한 북한산 조개의 대량유통 덕분에 예전엔 조개구이집 문턱이 많이들 닳았다던데. 그 많던 조개구이집은 요즘 다 어디로 간 걸까? 이런 궁금증이 일던 순간 ‘우와~ 심봤다, 아니 조개 봤다!’고 무릎을 칠 만큼 반가운 장소를 찾아냈다.


사장 발품 효과 ‘톡톡’ 마진은 ‘DOWN’ 신선도는 ‘UP’
바지런한 주인장이 직접 모시는(?) 차를 타고 서해안에서 먼 길을 한달음에 달려온 오늘의 주인공들. 때깔 좋고 윤기 좔좔 흐르는 가리비며 백합, 키조개, 새우들이시다. 이쯤 되면 여기저기서 꼴깍 침 넘어가는 소리가 제법 들릴 듯한데, 이게 끝이 아니다. 거품을 확 뺀 합리적인 가격에, 그것도 무한정 즐길 수 있어서다.
춘천 스무숲에 위치한 무한리필 조개구이 ‘조개군’은 요즘 ‘직접유통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선함과 맛은 물론 음식의 양으로까지 승부할 수 있게 됐기 때문. 이틀에 한번 김영민 사장이 직접 서해안에서 조개를 공수해오기에 유통마진을 낮출 수 있었다. 조개는 북한산이 품질이 좋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천안함 사건 이후 조개가 몇 배 올랐다고 한다. 서해안 조개 공급이 어려운 데다가 춘천처럼 멀리 떨어진 내륙은 단가 맞추기부터 쉽지 않을 터. 그렇다고 당장 조개구이 먹고 싶다고 서해안을 찾아갈 수도 없는 일. 그래서 조개군을 발굴한 손님들의 만족도가 더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이틀에 한번 싱싱한 서해안 조개를 직접 공수
조개군의 메인메뉴는 당연히 무한리필이지만 식사 후에 온 손님을 위해 대·중·소 메뉴도 준비돼 있다. 키조개, 가리비, 대합, 떡조개, 꼬막, 삐뚤이, 소라 등 10가지가 넘는 조개는 기본. 물론 시기적으로 차이는 있어, 석굴 같은 경우는 겨울철에만 제공된다. 아이들의 식사 및 낙지, 멍개, 개불 같은 간단한 소주안주도 인기다. 이번 여름엔 시원한 회 요리 메뉴도 계획하고 있단다.
“임신한 아내가 갑자기 조개구이가 먹고 싶다는데 춘천에 조개구이 집들이 많이 사라져버린 거예요. 결국은 제가 직접 차리게 된 거죠.”
임신 7개월의 아내 정윤주씨는 늦도록 가게를 지키고도 아침 일찍 서해까지 다녀와야 하는 신랑이 늘 걱정스럽고 안쓰럽단다. 그 덕분에 조개의 신선도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무한리필이라 조개의 회전률도 빠르고 직접 조개를 사오다 보니 수조의 물도 항상 신선할 수밖에. 사실 조개 못지않게 중요한 게 수조물의 신선도인데 입지적인 특성상 춘천에서는 일반적으로 바닷물을 따로 사야하는 게 보통인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깔끔하고 편안한 방에 가족 손님 많이 찾아와
‘조개군’에는 호출, 소주, 리필로 구분된 조금 특별한 호출버튼이 있다. 원하는 버튼만 누르면 따로 말 안 해도 즉각 응대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무한리필이라지만 고객 입장에서 거듭된 리필은 살짝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세심한 배려에서다. 또 테이블 밑으로는 먹고 난 조개껍데기를 빠트리도록 해 깔끔한 인상을 심어준다. 실내 측면에 직접 그려 넣은 벽화도 산뜻함을 배가 시킨다. 자갈밭에 깡통을 엎어놓은 의자식 선술집 분위기와 비교되는 온돌방 구조의 조개군. 그래서 초저녁과 주말이면 꼬맹이들을 대동한 가족손님으로 넘쳐난단다.
단골손님인 문혜진(32)씨는 “지난 주 인천 가서 먹고 왔는데 너무 비싸고 맛도 여기만 못하다”며 조개군을 향한 무한사랑을 전했다. 가족과 함께 온 황순희(35)씨가 “방이니까 편하게 아이들을 데리고 올 수 있다”고 하자, 아들 유세현(8)군이 “조개집 가는 날이 최고로 좋아요”라며 거든다.
문의 033-256-2384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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