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세상을 위한 희망의 등불을 켜는 ''반딧불 작은 도서관''

지역내일 2011-03-30

 아이와 어른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이 주택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발산동에 생겼다.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앉아 책을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정말 작지만 아늑한 도서관이다. 36년의 교직생활을 마친 김대호씨 부부가 75년부터 터를 잡고 살아온 제 2의 고향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 하나로 집 1층을 도서관으로 내놓은 것이다.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그 일을 묵묵히 해 나가는 부부의 모습에 감동받은 전?현직 교사들 부부도 함께 힘을 합쳐 봉사하고 있다. 엄마들과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를 듣고 싶다는 한마음으로 문을 연 ''반딧불 작은 도서관''을 찾았다.

꿈★은 이루어진다 
 "오래전부터 꾸어오던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이루어진 것이죠"라며 동화구연가 김영순씨는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소장하고 있는 책이 많지 않고 공간도 좁지만, 항상 주민들 가까이에 있는 작은 도서관으로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진다. 어릴 때 즐겨 찾은 도서관에서 꿈을 키웠던 빌 게이츠가 “지금 나를 있게 해 준 것은 우리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반딧불 작은 도서관''에서 꿈을 키울 아이들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월요일~금요일 오전 11시~ 오후 5시까지 문을 열고 책들의 숲을 만드는 도서관 서가를 지킨다. 월요일 4시가 되면 6세~초등 2학년 아이들과 만나 동화와 동시의 세계로 들어가 다양한 책읽기와 낭독과 구연의 묘미를 만나는 시간을 가진다. 책이 넘쳐나는 행복한 세상이지만 학원으로만 내달려야하는 아이들이 책을 읽어 스스로 자신과 세상을 위한 희망의 등불을 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미림여고 교감, EBS 라디오에서 국어와 문학을 22년간 방송 강의했고 한국한자능력개발원의 지도교수인 김대호씨가 직접 한문교실과 독서및 글쓰기 지도법을 가르치고 있다. 한문교실은 직접 ''사자소학''으로 교재를 엮어서 한자는 물론 인성까지 함양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는 ''한국한자능력개발원''과 연계해 2급 훈장자격증을 따서 현장에서 한자선생님을 발굴할 예정이다. 독서 및 글쓰기 지도법 교실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체계적 독서지도와 글쓰기를 통한 표현 방법, 토론, 토의 지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강의를 한다. 자녀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른들을 위한 독서논술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을 좀 더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함께 풀어 가려고 노력하며 아이들의 꿈을 키우고 지키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서관에 가려고 큰맘 먹지 않아도 되지요. 집안 일하다 짬을 내 책을 빌릴 수 있고 시장 갔다 오는 길에 들를 수도 있구요"라는 김은경 주부처럼 바람 쐬러 가듯 언제나 갈 수 있는 도서관이 집 근처에 생겨 도서관 나들이에 재미 붙였다는 엄마들의 한마디에 힘이 쏟는다.

체험과 활동의 동산까지 꿈꾸며
 강화의 세시풍속, 출산풍속, 풍수지리, 지명유래를 담은 ''저어새 깃드는 감꽃의 고향''이라는 책을 낸 김대호씨는 강화가 고향이다. 그 고향에 있는 4000평 임야와 밭에서 가족단위 주말농장을 통한 자연체험교실과 효행체험교실, 역사체험 교실, 어린이 취미활동을 살려주는 책읽기와 한자교실을 겸한 각종 스포츠, 1인 1악기 연주를 위한 음악교실 등을 마련하여 살아 숨 쉬는 산교육의 장이 되는 체험과 활동의 동산을 꿈꾸고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처음에는 막막하기도 했었지만 차츰 돕는 손길이 늘고 있다. 수강생 중에는 이런 작은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자원봉사를 자청하기도 하고 집에서 보지 않는 깨끗한 책들로 골라서 가져오기도 한다. 아기를 업은 새댁도, 칠순이 넘은 어르신도 함께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며 동네 사랑방에 모이듯 친구끼리 이웃끼리 모여 마음을 나눈다.
"이 곳을 위해 봉사해주시는 전?현직 선생님 부부들께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정찬영, 연광호, 박상윤, 이천기 선생님이시죠"라며 모든 선생님의 이름을 또박또박 빼지 않고 단숨에 소개한다. 오랜 기간 이웃사촌으로 지내오던 따뜻한 정을 도서관 봉사로 묵묵히 이어주는 선생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아이들이 사는 동네, 책을 좋아하는 엄마들이 사는 동네, 책을 좋아하는 어른들이 사는 동네, 그 곳의 ''반딧불 작은 도서관''에 눈빛 맑은 사람들이 모인다. 책을 보다 말고 골똘히 생각에 잠긴 아이, 책을 보기 위해 학교에서 곧장 가방을 멘 채 스스럼없이 찾아오는 아이들이 최고의 보약인 책을 혼자 고를 줄 알고 가까워지는 행복한 사랑방을 꿈꾸며 오늘도 엄마들과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를 기다리고 있다.
황윤정 리포터 hyj66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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