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단주를 시작하다 보면 무언가 다른 물질이나 활동에 강박적으로 빠져드는 수가 흔하다. 소위 대체 중독이라는 것이다. 일이나 운동에 몰두하는 것은 생산적이고 비교적 건강한 방법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이것조차 지나치면 근본적인 중독 문제의 변형일 뿐이다.
경우에 따라 치료를 단지 단주에만 국한하는 경우도 있으나, 제대로 회복하자면 단주를 통해 맑은 생활방식을 배워 자신의 인생에 대한 통제력을 다시 찾는 것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긍정적 중독이라 할지라도 강박적인 행동은 자신의 자유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다. 삶의 어떤 부분에서라도 자신이 통제력을 갖고 살아가지 못하면 결국에는 단주가 이어지기 어렵다.
새로 단주하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강박적 행동은 일중독이다. 부지런히 일 해서 벌이가 좋아지면 매우 잘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남보다 더 많이 일하고 모든 정신이 일에만 집중되어 있다면 강박적이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몸이 건강해지는 것은 회복에 도움이 되지만,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강박적으로 지나치게 운동하면 과거의 중독이 대체된 것일 뿐이다.
건강에 도움도 되지 않고 생산적이지도 않은 다른 중독에 빠지는 수도 흔하다. 대표적으로 흡연이다. 단주를 시작하고 나서 담배가 늘어 하루 한 갑이었던 사람이 서너 갑씩 피우는 수도 있다. 커피를 하루에 30잔 이상 마시기도 한다. 그밖에도 도박 섹스 포르노 인터넷 비디오게임, 소비 등에 중독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은 모두 비생산적이고 결국 재발을 유도할 뿐이다. 이런 경향을 막기 위하여 당분간은 일상에서 회복과 관련한 활동을 가장 우선하는 구조로 생활하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가능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마음을 이완시키고 잘 노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정적 회복의 요소는 일 이외에 충분히 자고, 잘 먹고, 잘 놀고, 잘 쉬는 것들이 모두 균형이 맞아야 한다. 그러자면 절대로 과로하거나 바쁜 스케줄에 시달리지 않아야 한다.
대체중독에서 한 가지 예외는 치료에 중독되는 것이다. 일주일 내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강박적으로 단주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다. 그래서 단주모임과 단주 동료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애가 크면 젖을 떼듯이, 단주가 길어지면 자연히 참석의 빈도가 줄어들 터이니, 초기에는 어느 정도 중독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신 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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