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남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수가 많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는 동안 과음을 자주 하다 보면 좋은 인상이 흐려지기 마련이다. 오히려 사람들로부터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가족을 비롯한 가까운 이들로부터 정반대로 취급받는 수가 흔하다.
대부분의 경우에서 사람들은 어느 면에서 적당히 좋고 또 다른 면에서 어느 정도 부족한 점을 두루 가지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객관적으로 ‘남들이 어떻게 평가하는가가 아니라, 자신이 자기를 어떻게 지각하느냐’ 의 문제 같다.
알코올의존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자신에 대한 자기 평가가 매우 나쁜 수가 흔하다. 또 부정적인 자아상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과음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 과음을 자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실언이나 실수가 잦고, 실패하는 수도 흔하여, 초년에는 자긍심과 자부심이 넘쳐난 인재로 알려졌다 할지라도 점점 자기 자신을 멸시하고 비하하는 경향으로 흘러간다.
이러한 자기감(自己感)으로 살아가는 것은 고통스러워 어떻게든 피하려고 애쓰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이를 만회하겠다고 매사에 지나치게 모범적으로 살아가려고 애쓰면서 자신에게 조금도 너그럽게 대하지 않아 스트레스가 가중한다. 때로는 현실을 애써 부정하기도 하고, 반동 형성이란 메카니즘을 동원하여 되레 자신이 잘난 척 지나치게 내세우려고 하는 수도 있다. 헛된 프라이드만 내세우므로 주위 사람들로부터 더 경원시 당한다.
이런 문제를 제대로 풀어가기 위하여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역시 단주이다. 우선 과음으로 자신의 지각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각의 왜곡으로 인해 극히 표피적이고 관념적으로 느끼고, 극단적으로 판단해버린다. 그리고 더 이상 검토하지 않아 어느덧 고정관념으로 변한 잘못된 생각들을 신념처럼 믿고 살아간다.
잘 생각을 하면 어느 누구고 언제나 자신에게 더 유익하게 결론내리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이 누구인가? 알코올로 피폐해진 자신이 바로 자기라고 지각하고, 이 고정관념에 따라 맹목적으로 반응하여 죄책감에 휩싸여 자기 비하하거나 반대로 헛된 프라이드만 고집할 일이 아니다.
깊이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자신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 진정한 자신이 아니다. 술의 영향을 받지 않은 본디의 자신은 결코 부정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알아차린다면 누구한테나 언제까지나 항상 쿨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신 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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