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작업재료로 각기 다른 경험을 빚어내다
교하아트센터에서는 4월 30일까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고등장식미술학교 동문인 김기홍 김희정 홍인선의 3인展이 열린다. 각각 유리, 텍스타일, 나무를 주요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들은 과거 같은 장소에서 함께 유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 한국에서 발전된 각자의 작업세계를 ‘이질감’이라는 주제로 선보인다.
이질감이란 “두 사물의 질의 차이로 인하여 그들 안에서 발견되는 서로 다르거나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을 말한다. 우리가 이질감을 느끼는 것은 하나의 사물에서 인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상황이나 장소, 혹은 사물들이 존재하고, 그것들을 비교 분석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즉 나와 타인의 사이에 함께하는 공통적인 분모 안에서 나타나는 다름이라고 표현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질감은 서로간의 차이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공통성과 동시성을 내포한다. 이번 전시에서 참여 작가들은 철학적인 사고와 토론식 교육과정이 특징인 프랑스 미술학교에서의 경험을 공통분모로 삼아 서로 다른 작업재료 및 최근의 다양한 경험들이 빚어낸 서로의 차이점들을 드로잉, 사진, 오브제, 설치 작품 총 20여점을 통해 표현한다.
유리를 소재로 작업해 온 김기홍은 투명한 오브제를 통과하는 빛과 그림자에 주목한다. 불투명한 그림자를 통해 앞면과 뒷면의 구분이 확실한 보통 사물들과는 달리, 유리 오브제의 그림자는 어둠 속에 빛을 담는다. 오브제의 앞면과 뒷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특성을 통해 이질감에 대한 시각적인 해석을 탐색한다.
유학시절 소통의 단절로 인한 고립을 경험한 김희정은 이미지에 집중한다. ‘보이는 것’과 ‘보이도록 꾸미는 것’을 소통의 새로운 수단으로 삼아 (첫)인상에 대해 고민하며, 선입견과 고정관념으로부터 빚어지는 감상과 현상들에 주목한다.
홍인선은 자신의 작품을 매개체로 작가와 작품, 작품과 관람객, 작가와 관람객, 관람객과 관람객 사이에 새롭게 정의되는 관계에 의미를 부여한다. 작가는 관람객에게 시각적 감상이나 단순한 참여의 수준 이상의 ‘결정’을 유도하는데, 이 과정에서 아직 불완전하고 미완성인 작품과 작가, 그리고 관객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발생하며, 이러한 새로운 관계가 성립하는 순간 작품은 완성된다고 말한다.
전시문의 031-940-5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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