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부부가 서로 다투었는지 상기된 표정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내용인즉 남편이 소변보기가 불편해서 비뇨기과를 찾았더니 트리코모나스에 감염되었으니 부인도 함께 진료를 받으라고 해서 산부인과를 찾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부는 트리코모나스가 성병이기 때문에 누구의 잘못인지 가려달라고 했습니다.
트리코모나스는 성교에 의해 서로 옮길 수 있는 병이 맞습니다. 그리고 부부가 같이 치료를 받아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누구에 의해서 생겼는지가 중요할 수도 있지만 일단 치료는 부부가 같이 받아야 하고 완치가 될 때까지는 콘돔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성에게 트리코모나스가 생겼을 경우에 먼저 환자분부터 치료를 하고 만약에 재발이 될 경우엔 조심스럽게 남편분도 치료를 하심이 좋겠다고 권유합니다. 왜냐하면 성급히 판단할 경우에 남의 가정에 불씨를 지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트리코모나스 바지날리스라는 기생충에 감염되어 나타나며 화농성 냄새가 나는 질 분비물과 외음부 가려움증, 통증, 성교통, 배뇨 시 통증을 유발합니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에 걸리면 녹황색의 기포가 많은 질 분비물이 생기며 질 점막이 빨갛게 되어 마치 딸기 모양의 형태를 보입니다. 현미경으로 움직이는 트리코모나스를 관찰해 진단을 내립니다.
메트로니다졸이라는 약물 투여로 비교적 치료가 잘되지만 반드시 성교파트너도 같이 치료를 받아야 되고 임질이나 클라미디아 매독같은 다른 성병에 대한 검사도 함께 해야 합니다.
만약에 환자가 임신인 경우에는 아직 메트로니다졸이 기형을 초래한다는 증거는 없으나 첫 3개월까지는 사용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엔 조기파수나 조산의 위험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성생활의 개방화 추세와 경구피임약의 광범위한 사용 등으로 그 빈도 및 재발율이 증가되고 각종 약재에 대한 내성이 증가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건전한 성문화로 자신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아름다움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우성애산부인과의원 우성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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