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문순후보 동행취재
의리있는 ‘진짜감자’ … 분위기 상승
주민 "여당이 오히려 강원도 홀대" … 이광재 세트론 부각
최문순 후보는 야권 지지자들로부터 "파이팅!"이라는 인사를 자주 받았다. "한나라당 혼내줘요" "이광재 살려줘요"라는 속마음도 들었다. 그의 편안한 분위기와, 낮은 자세 덕분이다.
최 후보는 누구를 만나든 항상 90도로 인사하고 존칭을 사용한다. 이에 캠프 운동원들이 최 후보에게 대하는 태도는 ''존경심’이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야4당이 후보단일화를 하면서, 최 후보 캠프는 고무된 분위기이다. 엄기영 후보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어, 막판의 총력 지원으로 역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14일, 야4당의 춘천 공동 유세에 시민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역 언론에서도, 정동영 최고위원,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이정희 민노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춘천에 총출동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몰려들었다.
최 후보가 텔레비전 토론을 마치고 늦은 밤, 춘천의 감자탕집에 들어서자 소주를 마시던 시민들이 일제히 "와!"하며 박수를 보냈다. 한 시민은 "춘천고와 지방대(강원대)를 졸업하고 MBC사장까지 올라간 사람"이라며 "주몽도 만들고, 대장금도 만들어 경영도 잘했다던데"라고 말했다.
''약세지역''으로 불렸던 속초와 강릉 지역에서는 분위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15일 속초 거리에 최문순 후보와 지역구 송훈석 의원이 함께 유세를 하자, 주부들이 다가와 사진을 찍었다. 선거 초반, 민주당에 냉랭하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최근 속초 고성 양양지역의 지방의원들이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동해안권역 바닥 민심이 바뀌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야권에서는 △진짜감자론 △이광재 전 지사와의 세트론를 내세웠다. 15일 강릉 유세에서 이낙연 사무총장은 엄기영 후보를 겨냥해 "여기 저기 옮겨다니는 사람을 ''옮기영'' 이라고 한다"고 꼬집자 폭소가 터졌다.
그는 또 "마이크 앞에서 빛나다가 MBC사장 된 엄기영 후보와, 뒤에서 묵묵히 일 잘해서 사장 된 최문순 후보 중 누가 강원도정을 더 잘 하겠느냐"고 말했다.
''최문순 플러스 이광재''라는 슬로건도 부각됐다.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유세차량 화면에 등장했다. 지방선거에서 히트를 쳤던 "광재야, 강원을 부탁하노라" 음악은 "문순씨, 강원을 부탁하노라"로 재사용됐다. "이제까지 여당 밀어줬는데, 강원도가 바뀐게 뭐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춘천에 비해 강릉의 기류는 미묘하게 달랐다. 30대 택시운전사 김 모씨는 "지난번에는 이광재가 워낙 인물이라서 여야 상관없이 찍어 줬다"며 "이번에는 그냥 힘있는 여당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장 상인은 "한나라당 찍어주자니 얄밉지만, 그렇다고 선뜻 민주당에 마음이 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주부 최 모씨는 "예전에는 여기에서 민주당 이름도 못꺼냈는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을 안챙기고, 한나라당 찍어줘 봤자 강원도가 무시만 당한다는 불만이 있어 최문순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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