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꿈꾸는 여성들 - icoop푸른바다생협 김영숙 감사
윤리적 소비, 주부들이 만든다!
단위조합 매장 4군데, 11만명의 조합원, 150명의 활동가를 갖춰
‘우리 아이 유기농을 먹여야 하는데···.’
엄마들의 마음은 똑같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체 농업 중 유기농이 차지하는 비율은 6%, 친환경농업은 10%에 불과하다. 안전하고 깨끗한 식품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은 엄마들의 소망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10년 전, 내 아이에게 안전한 식품을 먹이고 싶은 마음에 협동조합운동을 시작했다는 icoop생협 김영숙 감사를 만났다.
“부산에 매장도 없던 2002년, 식품공급자의 권유로 조합원 15명이 모여 협동조합을 시작했어요. 처음엔 그저 우리 아이게게 안전한 먹거리를 먹이고 싶어 주부의 자리에서 생협교육을 들었죠. 그러다 푸른바다생협 사무국장2년 이사장 6년의 세월을 거치고 지금 감사로서 일하고 있어요.”
조합원, 즉 소비자가 주인이자 직원인 생협은 현재 부산에 단위조합인 매장이 4군데 있다. 현재 조합원은 11만 명이 넘었고 직접 자원봉사로 활동하는 회원이 150명 정도라고 한다.
icoop푸른바다생협 김영숙 감사
유기농 생산자들의 선한 얼굴을 생각하며
“조합원이라면 누구나 활동을 할 수 있어요. 조합원이 생산지를 찾아 물품을 최종 선정하죠. 중부 이남의 유기농 생산지에 안 간 곳이 없어요.”
주부이자 사회운동가인 김영숙 감사의 지난 스토리는 부산생협의 역사였다. 안전한 식품을 원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유기농에 대한 철학을 가진 생산자를 찾아 윤리적인 소비의 틀을 만들어낸 지난 10년. 무임금 활동으로 그 긴 세월을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사명감과 자부심이 가장 큰 버팀목이 아니었을까?
늘 바쁜 엄마 때문에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 했다고 한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하나 둘 더 이상 함께 활동하지 못해 안타까운 순간도 많았다. 그러나 조합은 커졌고 생산자를 만날 때마다 느끼는 보람이 김감사에게 가장 큰 힘이 됐다.
김감사는 첫째아이 재원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엄마는 생협이사장이고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 같아”라고 말해준 날을 잊을 수가 없다.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바른 길이었고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을 바로 자신이 하고 있다는 생각에 늘 힘이 났다고 한다.
“2005년 ‘우리밀을 살리고 우리쌀을 지키자’라는 구호 아래 제주도에서 여의도까지 행진했던 생산자들의 선한 얼굴을 잊을 수가 없어요.”
“잘 부탁합니다. 우리는 소비자조합원 여러분만을 믿습니다”라고 말하던 생산자의 한 말씀을 기억하는 김영숙 감사.
우리 땅을 건강하게 지키며 바르게 생산하는 생산자들이 바른 소비자들을 만나 더 큰 힘을 얻는 현장이었다고 한다.
단위조합 매장에서 일하는 활동가들과 함께
안전한 식품의 올바른 유통을 통해
영국, 스페인,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30%가 협동조합원이라고 한다. 스위스의 경우 전국민이 협동조합원이라고 하니 그 역사와 수준을 알만하다.
스페인의 몬드라곤은 협동조합의 도시라고 한다. 부산의 몬드라곤을 꿈꾸는 김감사는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공산품,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만들어 가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그리고 협동조합이 부산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갈 계획이다.
개인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지만 소비자들이 모이면 안전한 먹거리를 찾아 바르게 유통할 수 있다. 착취와 거품이 빠진 윤리적인 소비를 향한 주부들의 건강한 행진은 생협에서 계속될 것이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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