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장에서 내 아이가 불청객?

우리 아이 문화생활 제대로 즐기려면

지역내일 2011-03-11
문화 관련 기사를 맡고 있는 터라 자의든 타의든 늘 공연·전시를 접하고 사는 편. 그러다 보니 아이와 공연도 자주 본다. 한데 어느 순간 심기를 자극하는 모습을 하나씩 발견한다. 아이가 우는데 돈 아깝다며 다른 관객은 안중에도 없이 끝까지 공연장을 사수하는 엄마, 비싼 공연이라고 무작정 아이를 데려왔건만 엄마의 기대 저버리고 조는 아이, 그 아이를 깨워 억지로 보게 하는 엄마… 아이가 제대로 공연·전시 문화를 즐기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Point 1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문화생활, 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보자. 어떤 시기에 무엇을 접하는가는 그 목적에 따라 다르기 때문. 임신 중에 태교 음악을 듣고 태교를 위한 명화 감상을 하면서 아이가 예술가가 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드물다. 음악과 그림을 보면서 인성과 감성이 풍부한 아이로 자라기 바라는 것. 아이에게 모유와 이유식, 유기농 식단이 있는 것처럼 연령별로 필요한 예술적 자극이 있다. 전문가들은 문화생활을 시작할 때 아이의 연령에 맞는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을 체험하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통 공연이나 전시 관람은 상황에 대한 인지가 가능하고 호기심이 증폭하는 36개월 전후에 시작하기를 권장한다.
헬로우뮤지움 김이삭 관장은 “유아기에는 색과 형상을 통한 시각적 자극이 필요하다. 학령기 이전에는 다양한 미술 재료의 표현, 즉 기법적 표현을 탐색할 수 있는 작품이 좋다. 창의적 상상력을 확장할 수 있고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6세 이전에 풍부한 예술적 자극을 하는 것이 좋다”고 전한다. 전시의 경우 작은 공간이나 편안한 공간에서 거부감 없이 관람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집 근처 작은 갤러리에서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 처음부터 대형 전시 공간에서 생소한 경험을 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훨씬 잘 적응하고 감응할 수 있다.
공연도 마찬가지. 원더스페이스 이초혜 PD는 “공연마다 추천 연령이 나와 있고 그에 따라 러닝타임과 내용도 다르게 구성된다. 3~4세 유아라면 엄마, 아빠가 함께 공연을 보면서 이해를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며, 참여형 공연이 좋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성인 대상 미술 전시나 클래식 공연을 이해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라고 조언한다.

Point 2 꼼꼼하게 사전 조사, 충분한 대화 필수!
좋은 공연을 고르는 것 또한 문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 어린이 공연은 특히 아이들과 교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호작용이 가능한 작품이 좋다. 공연 내용이 얼마나 완성도 있는지 파악하려면 개요도 꼼꼼히 살펴본다. 부모가 먼저 후기나 전문가의 평을 찾아 읽고 선택하는 것이 포인트. 주최, 장소의 이름에 연연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어떤 전시 공간인지, 전시 공간의 목적을 제대로 알아야 아이 동반 공연에 낭패를 줄일 수 있다.
공연이나 전시 관람 후에는 무엇보다 ‘대화’가 중요하다. 대화하지 않으면 남는 게 없다. “뭐가 가장 생각나니?” “어떤 점이 가장 좋았니?” “너라면 어떻게 하겠니?” 등 내용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 관련된 책을 구입해 다시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나 아빠도 아이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필수다. 공연을 얼마나 이해하고 즐겼는지 부모가 직접 확인해야 그에 걸맞은 연결 고리를 찾아주기 쉽기 때문이다.
박선순 리포터 ss7262@hanmail.net
도움말 김이삭 관장(헬로우뮤지움)
·이초혜 PD(원더스페이스)
사진 제공 아담스페이스·개미프러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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