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을 놓고 인천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에선 “차라리 아시안게임을 반납하자”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천시가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을 놓고 고민이 빠진 이유는 돈과 시간 때문이다.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은 올해 5월 착공이 예정돼 있다. 2014년 9월까지는 3년 넘게 시간이 남았지만 절대공기를 고려하면 촌각을 다투는 일정이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선 2014년 4월까지 완공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인천시는 7월에야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지원본부 관계자는 “7월에 완공하더라도 완공 이전부터 일부 시설을 시험가동 한다면 대회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시간보다 더 큰 문제는 돈과의 싸움이다.
올 1월 인천시가 정부에 제출한 사업변경계획서에 따르면 인천아시안게임에 소요되는 비용은 2조534억원이다. 이 가운데 1조4338억원이 시비다. 문제는 대부분이 지방채 즉 빚이라는 점이다. 인천시는 송영길 시장 체제 이후 불필요한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정도로 막대한 재정난에 시달려왔다.
특히 주경기장(건립비 4900억원)은 인천시 재정만으로 지어야 할 형편이다. 인천시가 국비를 요청했지만 정부는 새로 주경기장을 지을 경우 국비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당초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새로 짓는 9개 경기장 외에 추가 경기장 신축 가능성이다.
최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요구한 크리켓경기장이 대표적이다. 지난 광저우 대회부터 시작된 크리켓 경기장은 규모만도 축구장의 1.5배에 달한다. 당장 건설비도 문제지만 이후 이용가치가 거의 없는 경기장의 관리도 벌써부터 부담이다.
슬라럼 경기장은 더욱 심각한 경우다. 일종의 카누 경기인 슬라럼은 래프팅 효과를 낼 수 있는 인공구조물을 만들어야 하는 대규모 공사다. 인천시는 계곡은커녕 변변한 강도 없는 광역단체다.
인접도시 경기장도 문제다. 벌써 4개 경기장이 불가 통보를 해왔다. LH나 인접 지자체가 재정난으로 경기장 신축 포기선언을 한 탓이다. 그나마 현재 진행 중인 8개도시도 확실한 대답없이 신경전만 계속되고 있다.
지원본부 관계자는 “부산 대회 때도 계획이 10번이나 변경됐다”면서 “이제 한번인데 얼마나 더 변경될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인천지역에선 “차라리 반납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참여예산센터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등은 최근 성명을 내고 “인천시 재정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면서 “빚내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빚내서 빚을 갚아야 하며 빚내서 경기장을 관리 운영해야 할 처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천시가 빚으로 대회를 치루고 파산 지경에 이르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며 “인천시와 정치권은 아시안게임에 대해 유치권 반납까지도 고려한 심도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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