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의 여성이 엉거주춤한 걸음으로 내원하였습니다. 3-4일 전부터 외음부가 따끔거리고 물집이 잡혔지만 산부인과 오기가 쉽지 않아 미루다 소변보기 조차 힘들 정도로 아파서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입니다. 1주일 전 남자친구와의 성교로 발병된 듯 하였으며 첫 감염이었습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Ⅰ형과 Ⅱ형이 있는데 Ⅰ형은 주로 구강감염이 원인이고 Ⅱ형은 주로 성기감염이 원인입니다. 첫 감염 때에는 증상이 심하고 2-3주 정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특성상 신경을 타고 잠복하게 되어 첫 감염 이후 1년에 4-5회 정도 재발하게 됩니다. 첫 감염 때 치료를 어떻게 받았느냐에 따라 재발 범위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으며 노년기에 면역이 떨어지면서 대상포진으로 발병하는 사례도 종종 있습니다.
헤르페스가 일단 생겼을 경우엔 피부과나 내과를 찾아서 먹는 약을 5일 정도 복용하고 연고를 바르면 치유가 됩니다. 성기 주변에 발병한 경우엔 산부인과를 찾는 게 좋습니다.
완전히 물집이나 딱지가 떨어지고 착색이 옅어지는 단계가 되어야 전염력이 떨어지지만, 드물게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옮겨지기도 합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특성상 약하기 때문에 수건, 변기나 침구류 같은 것으로는 전염되지 않고 구강이나 성교시의 점막을 통해서 감염됩니다. 또 다른 임상 경우를 보면 면역저하 또는 체력저하인 경우 자연발생적으로 헤르페스 질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헤르페스 질염에 감염 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성관계가 원인인 것은 아닙니다.
구강 헤르페스를 앓은 후 재발된 상태에서는 배우자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고 상의한 후 콘돔을 사용하고 구강섹스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임신과 관련된 헤르페스는 조금 심각합니다. 물론 첫 감염이 아니고 재발되는 경우라면 분만이 가까운 시기가 아니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만이 가까운 시기거나 진통 중에 재발하였다면 제왕절개술을 함으로써 신생아 감염을 피해야 합니다. 임신 초기에 첫 감염이 되면 고열과 함께 유산이 될 수도 있고 기형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중반기 감염은 조산의 위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임산부인 배우자가 있는 경우 더욱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우성애산부인과의원 우성애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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