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이 막내인 저를 회장하라며 밀었어요. 얼떨결에 시작했지만 언니들이 싫은 말 한 마디 없이 따뜻하게 받쳐주고, 저도 그런 언니들이 좋아 세심하게 챙기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문막도서관 인형극동아리-두레박의 김해경(30) 회장은 앳된 새댁의 얼굴이었다.
김해경 회장이 인형극과 인연을 맺게 된 건 2009년 문막도서관 동화구연자격증반에 등록하면서부터였다. 둘째를 업고 다니면서 자격증을 취득했다. 함께 자격증을 딴 회원 15명이 모여서 ‘두레박’을 결성해 동화 구연도 하고, 자원봉사활동도 진행했다.
두레박 회원들은 이듬해 문막도서관이 개설한 인형극반에 등록했고, 그후 두레박은 인형극동아리로 발전했다. 지난해 12월 문막 소재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공연한 ‘찾아가는 인형극’은 어린이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처음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자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공연하면서 다른 아이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어요.” 내성적인 성격도 활달하게 바뀌었다.
인형극 심화반이 진행되는 목요일이면 도시락을 싸와 함께 먹으며 웃다 보면 하루가 즐겁고, 그 하루로 다시 일주일이 즐거워진다. 가족 간의 우애도 돈독해졌다는 회원들. “남편들이 짐도 날라 주고, 사다리 구해 와 설치도 해주고, 인형 만들기도 같이 거들어줘요.”
초등학교 돌봄교실 교사까지 겸하고 있는 김해경 씨. 손이 많이 가는 7살, 4살 아이들을 돌보면서 인형극 공연까지 소화하는 그녀의 집은 깔끔했다. 하는 일 많아 쫓기거나 바빠 보일만 하건만 내색없이 차분한 그녀에게서, 단단한 내면과 성실한 일상이 느껴졌다. 성실함으로 퍼올리는 그녀 동심의 두레박줄을 함께 당겨주고 싶었다.
한미현 리포터 h4peace@paran.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