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신도시 연화초 과밀학급 우려
정원 33명인데 40명 학급 나올 수도 … 장재초 보류 탓 ‘주민 반발’
아산시도시의 초등학교 과밀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해 21학급으로 운영되던 연화초등학교가 올해 30학급으로 늘려 개학을 준비하고 있지만 입·전학 인원이 예상을 훨씬 넘어선 탓이다. 교육당국이 당초 아산신도시 내에 3곳의 초등학교를 신설한다는 계획과 달리 연화초 한 곳만을 지은 탓이다. 학부모들은 “백년대계는 고사하고 미처 10년도 내다보지 못하고 계획을 세우는 교육당국의 탁상행정이 빚은 결과”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 과밀학급이 우려되는 연화초등학교. 한 학급 정원 33명을 기준으로 최대 990명까지 수용 가능하지만
최대 학생수가 1100명까지 예상된다.
◆ 예견된 과밀화 알고도 방치(?) = 아산신도시 1단계 1~10블록 구역에 지난 2009년 3월 연화초 한 곳이 개교했다. 개교 당시 12학급 216명이었다. 이후 2학기에 20학급, 2010년 1학기에 21학급으로 늘렸다. 2009년 1학기에는 1·7블록, 2학기에는 3·8블록이 입주를 시작했고, 올해 초부터 2·4·6블록이 입주하고 있다.
올해 2·4·6블록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연화초는 신학기 학급수를 30학급으로 늘렸다. 한 학급 정원 33명을 기준으로 최대 99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23일 현재 등록된 학생만 843명. 3학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급이 이미 28~30명을 채운 상태다. 현재 입주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3월 개학 전까지는 전체 학생이 1000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학급이 33명 정원을 넘기게 되는 셈이다. 일부 학년에서는 40명이 넘는 학급이 생길 수도 있다. 실제 교육당국도 최대 학생수를 1100명까지 예상하고 있었다. 연화초는 이미 지난해부터 과밀학급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5학년의 경우 한 반에 38명이 배정되기도 했다.
◆통학 불편에 부모들 한숨 = 학교 과밀화는 학교급식이나 운동장·특별실 사용 불편 등 학교생활 상당부분에 영향을 준다. 교육의 질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얘기다.
연화초 한 교사는 “학급정원(33명)은 교사 한 명이 최대한 관리할 수 있는 인원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기 때문에 과밀학급으로 인한 교육 질 저하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거리 통학도 학부모들의 큰 걱정거리다.
실제 연화초와 가장 거리가 먼 1·2블록의 경우 어른 걸음으로 15분 정도가 걸린다. 아이들은 20분 안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통학로가 대로 등 도로를 여러 개 건너야 하고, 통학로 주변 환경도 열악한 상황이다.
초듬학교 4학년 아이를 둔 우미경(40)씨는 “지난해 12월 2블록으로 이사왔는데 아이의 통학이 제일 큰 걱정”이라며 “실제 아이와 함께 걸어보니 통학로라고 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 “장재초 지으면 해결될 일인데” = 결국 이 같은 과밀화 문제는 당초 계획됐던 장재초(1~5블록 수용)를 짓지 않아서 벌어졌다. 충남도교육청과 아산시교육청이 학령아동 감소를 이유로 장재초 설립을 미룬 탓이다.
교육청은 이 지역(1~4블록) 아파트의 입주가 모두 완료돼도 학생수가 500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18학급 규모로 학교설립 기준인 24학급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학교설립을 미루는 결정적 이유다.
하지만 주민들 얘기는 다르다. 현재 연화초에 등록된 이 지역 학생들만 358명으로 입주가 끝나는 시점에는 500여명을 넘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5블록 연립주택(155가구)과 단독주택(237가구)이 모두 입주하면 24학급 규모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아산신도시 입주자연합회 김완호 회장은 “이사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교육환경인만큼 초등학교가 없어 1~4블록 입주를 미루는 학부모들이 상당하다”며 “학교가 생길 경우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이주가 더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 비봉초 건립 취소도 도마 위 = 아산신도시 가운데 고속철도역 동편에 위치한 Y-시티와 11블록 휴먼시아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행정구역상 아산시에 포함돼 있으면서도 근처에 학교가 없어 천안 지역의 초등학교를 다녀야 한다.
천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오는 5월부터 입주 예정인 Y시티는 1479가구에서 170여명이 천안의 천안서당초를, 지난해 9월 입주를 시작한 11블록 824가구에서 200여명이 천안쌍정초를 다니게 된다. Y-시티는 6월부터 입주 예정이며, 이에 대비해 서당초는 기존 34학급에서 8학급을 늘린 42학급을 편성하고 학생들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11블록 학생 80여명이 다니고 있다.
이들 학교는 과밀화 문제보다는 ‘초등학교는 천안으로, 중학교는 다시 아산으로’ 다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가 더 크다. 소관 교육지원청이 달라 여러 문제들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당초 예정돼 있던 비봉초 설립을 포기한 천안교육지원청의 판단이 섣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입주민 이동근씨는 “Y시티와 펜타포트 등이 모두 입주하면 자체 초등학교 한 곳을 운영할 정도의 규모는 될 것”이라며 “비봉초 설립을 취소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주민들은 이 문제로 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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