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보궁한의원
박성우 원장
동생과 함께 진료실을 찾은 한씨(31, 여)는 걱정이 많았다. 생리가 2주가 지나도록 계속 되어 끝나지 않아 어지럼증까지 발생을 하여 병원을 찾았다가 자궁근종 진단을 받은 것이다. 동생 역시 걱정되는 엄마가 보내어 자세히 알아보고 오라고 했다며 수첩까지 들고 상담 내용을 적을 기세였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한씨는 나중에 아이를 가지지 못할까 걱정 하였다. “꼭 수술을 해야 할까요? 나중에 아이도 낳아야 하는데 괜히 잘못될까봐 걱정이에요.” “이 정도의 근종이라면 굳이 지금 수술하지 않으시고 조금씩 줄여나가시는 것이 더 자궁 건강에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씨의 맥을 짚어보니 체한 듯이 울한 맥이 무겁게 올라왔다. 느리고 약한 맥이 무겁게 아래에서 뛰고 있었다. 흔히 근종이 있는 환자들은 기혈이 울체된 사람이 많다. 아랫배가 차거나 어혈이 있어서 자궁 쪽에 혈이 울체하게 되면 이것이 근종으로 발전하기 쉽기 때문이다. 한의학적으로 자궁근종은 적취에 속한다. 주로 복부에 생기는 종괴를 뜻하며 어혈과 담음이 뭉쳐서 생긴다. “원래 생리 양이 좀 많으셨나요?” “네, 원래 기간이 좀 길고 양도 좀 많고 그랬었어요. 생리통은 없기에 괜찮을 줄 알았어요.” “평소에 걱정이 많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면 기혈이 울체되어 근종이 생기기 쉽습니다. 생리통은 자궁내막증에서는 많이 나타나지만 근종에서는 많이 나타나지 않고요.”
많은 여성들이 자궁 근종이 나타나면 수술을 먼저 생각하기 쉽다. 물론 악성이거나 제반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정도로 크기가 큰 경우는 수술을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한방 치료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한씨에게 자궁의 기혈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좌약인 보궁단과 전신 기혈의 울체를 풀어주는 탕약을 처방해 주었다. 이외에도 자궁 내에 쌓여 있는 어혈을 풀어주는 좌훈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달 후 다시 내원한 한씨의 근종은 2cm가량 줄어들어 있었다. 몸이 많이 가벼워졌으며 아랫배가 따뜻해진 기분이 들면서 짓눌려 있던 것 같은 기분도 한결 가벼워졌다. 추가적으로 보궁단과 탕약을 처방해주면서 자궁 건강에 좋은 스트레칭도 안내해 주었다. 결혼하게 되면 다시 한 번 또 진료를 받으러 오겠다며 진료실을 나가는 한씨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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