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고수의 Kitchen Study 수세미

주방의 위생 파트너 수세미의 재발견

지역내일 2011-03-22
이제까지 수세미는 주부들에게 은근히 무시 당하는 존재였다. 몸이 흠뻑 젖은 채 싱크대 언저리를 이리저리 떠돌다,
약간이라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화장실이나 베란다로 귀양살이를 떠나야 했다. 이러한 가치 절하에는 주부들이 수세미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탓이 크다. 생각해보라. 수세미는 단순히 그릇을 닦는 소품이 아니다. 주부들이 끼니때마다 만나는
동지이자, 주방의 위생을 책임지는 위생 파트너다. 지금부터라도 수세미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제대로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종류가 너무 많아! 무엇을 고를까?
옛날에야 녹색 수세미 한 장이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요즘이 어떤 시댄가. 마트에만 가도 정말이지 다양한 수세미가 열 맞춰 진열되어 있다. 수세미의 국내 시장 규모는 연간 270억 원(업계 추정치), 신제품이 꼬리를 잇듯 출시되는 상황이다. 혹 수세미를 구입하는 일이 국산 조기 고르기마냥 어렵다면 제품 포장부터 확인한다.
‘다목적’이란 애매모호한 명칭을 달고 있는 제품은 대부분 부직포 연마제를 함유해 세척성이 우수하다. 식기의 찌든 때부터 베란다 바닥 청소까지 두루두루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 다만 고급 식기류에 덥석 사용했다가는 스크래치를 남길 수도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녹색 수세미와 그 파생 상품들. 최근에는 연마제 강도를 달리하거나(양면) 낮춘 업그레이드 제품들이 얼굴을 내밀었다.
다음은 ‘고급 식기용’이라고 표시한 제품이다. 스크래치가 거의 생기지 않는 ‘부드러운’ 재질로 만든 식기류 전용 수세미다. 과거에는 스펀지 수세미가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필터형과 망사형, 아크릴사형 등으로 세력이 급격하게 불었다. 주부들의 부엌에 고급 스테인리스, 법랑, 코팅 제품이 속속 입성하면서 생긴 변화인 셈. 한국쓰리엠주식회사 생활용품사업팀의 문영웅 대리는 “수세미 사용은 식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즉 전통 밥솥 문화에서 서양식 생활로 무게가 기울면서 세척성보다 흠집이 나지 않는 수세미에 대한 주부들의 요구가 많아졌다. 여기에 몇 년 전부터 세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설거지가 가능한 친환경 제품(아크릴사)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수세미 구입은 연마성 여부를 기본으로 따지고, 자신이 중시하는 강점(거품력인지 건조성인지, 아니면 세척성인지)에 무게를 두고 선택하면 된다. 제품별 특징은 51쪽 박스 내용을 참조.
여기에 몇 가지 사항을 덧붙여 기억한다. 수세미의 색깔이 너무 밝은 형광색 제품이라면 증백제를 사용했을 수도 있고, 똑같은 재질이라도 꼬임 정도에 따라 거품력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철수세미는 니켈이 8~10퍼센트 포함된 340 재질에 비해 니켈이 0.6퍼센트에 지나지 않는 430재질은 내식성이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항균’ 제품은 물고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어항이나 수족관 세척에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수세미 사용에도 정석이 있다?
수세미를 골랐다면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제까지 리포터는 수세미를 ‘대충’ 사용하는 부류에 속했다. 식사가 끝나면 온갖 그릇을 싱크대에 마구잡이로 모아놓고 세제를 넉넉하게 뿌려대며 거품 나라에서 설거지를 하던, 세제와 물 낭비의 주범이었다. 그렇다면 효율적인 설거지 사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아주 간단하다. 목적에 따라 수세미를 ‘따로’ 사용하는 것. 설거지할 때는 기름기와 냄새(생선구이 등)에 따라 그릇들을 분류하고, 과도한 기름기는 키친타월로 닦아내는 센스를 발휘한다. 설거지의 시작은 공기나 컵처럼 기름기가 약간 묻은 제품. 세제 없이도 약간의 기름기 제거가 가능한 친환경(아크릴) 수세미로 닦되, 찜찜하다면 따뜻한 물을 이용한다. 다음은 기름기가 많은 그릇 차례다. 스펀지나 그물형 수세미로 약간의 세제를 사용해 씻어낸다. 마지막은 눌어붙거나 불에 그을린 부분, 생선 구운 프라이팬 등은 전용 수세미로 닦는다.
쉽지 않은가? 핵심은 수세미를 최소한 3개로 분리해서 세제와 물의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사실. 다시 말해 컵과 공기용 수세미, 거품용 수세미, 여기에 눌어 붙거나 냄새가 고약한 녀석(?)들을 상대할 수 있는 전용 수세미를 갖추라는 뜻이다. 이렇게 하면 수세미의 제품 오염도를 낮추면서 내구성까지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수세미가 세균 창고? 해답이 필요해!
이제 당신의 주방에는 수세미가 (최소) 3개의 입성한 상태다. 이제 이것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관리할지 결정할 순간. 최악의 시나리오는 개수대에 옵션으로 붙은 수세미 건조대에 동시 숙박시키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관리하면 수세미의 이물질과 냄새가 섞이는데다, 개수대에서 수도꼭지를 이용할 때마다 물이 튀어 위생 개념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간다. 이미 짐작했겠지만 부엌은 화장실만큼이나 온갖 세균이 동거하는 ‘더러운’ 공간이다. 특히 세균을 쉽게 키우는 공간이 음식 찌꺼기와 물기가 공존하는 수세미다. 그 세균들은 다시 설거지를 통해 그릇으로 전파되고, 우리의 입으로 골인한다.
세균 공화국이 반갑지 않다면 수세미를 대충 짜서 축축한 상태로 개수대 언저리에 방치하는 습관부터 고쳐야 한다. 최대한 이물질과 물기를 제거(솔직히 이것조차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한 뒤, 통풍성과 건조성이 뛰어난 곳에서 말린다. 아담한 접시 꽂이나 비누 받침 등을 수세미 전용 건조대로 활용하거나 부엌의 봉에 걸어두어도 좋다.
정기적인 살균 과정도 필수 사항. 끊는 물에 5분 남짓 소독하거나, 희석한 락스 혹은 표백제에 넣어두거나, 그것도 귀찮다면 전자레인지에서 2분 남짓 돌린다. 무엇보다 수세미는 대대손손 사용하는 골동품이 아니라 짧게 사용하고 버리는 소모품임을 인지해야 한다. 짧게는 1개월, 길게는 6개월 간격으로 수세미를 교체하라는 얘기.
박지현 리포터·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Tip  위생적인 수세미?
      최강 멤버가 필요해!■ 수세미 건조대 수세미를 위생적으로 관리하려면 전용 건조대가 필수. 작은 접시꽂이에 수세미를 차례로 꽂아두거나 비누 받침대에 올려놓는다. 수세미들이 서로 닿지 않으면서 물기가 쉽게 빠질 수 있는 소품이라면 무엇이든 좋다.
■ 항균 고무장갑 수세미가 깨끗해도 고무장갑에 세균이 득실댄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가급적 항균 제품을 사용하되, 사용한 뒤에는 최대한 물기를 제거하고 말려야 한다.
■ 행주&키친타월 부엌 살림의 위생은 물기 제거에 달렸다. 싱크대 주변은 행주나 키친타월로 항상 물기를 없앤다.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쉬운 행주도 수세미와 정기적으로 소독해야 안전하다.
■ 알코올&항균 티슈 세균을 없애려면 수세미만 관리해서는 힘들다. 개수대의 수도꼭지, 냉장고와 전자레인지의 손잡이, 싱크대 상판을 정기적으로 소독해야 한다. 손이 자주 가는 곳일수록 세균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둘 것. 가정용 알코올과 항균 티슈는 1천 원 남짓.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