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은 씨앗이 있어서 발생한다. 즉 유전이라는 것이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있다. 집안 어느 누구도 피부에 이상이 없는데 유독 한 사람만 여드름이나 아토피 등의 피부질환이 나는 경우다.
이는 이렇게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농사에 비유해 보면 씨앗은 아무 때나 싹이 트는 것이 아니다. 적당한 온도와 수분, 그리고 바람 등의 조건에 맞아야 싹이 트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피부질환의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도 아무 때나 질환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유전적인 성향을 자극하는 인자가 맞아 떨어졌을 때 나오는 것이다.
이런 자극인자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음식과 스트레스다. 피부질환에 있어서 음식관리는 치료의 90%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먹는 것이 내 몸이 되기 때문이다. 주의해야할 음식은 다음과 같다.
①라면, 피자, 햄버거, 스파게티, 과자, 빵 등 밀가루 음식 ②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오리고기, 양고기, 개고기, 햄, 쏘시지 등 고기류 ③새우, 게, 굴, 조게 등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 ④고등어, 꽁치, 삼치 등의 등푸른생선 ⑤아이스크림, 식용색소를 넣은 단무지, 술, 화장품 등이다. 간단하게 압축해서 말하면 야채, 과일, 일부생선을 먹으면 된다는 얘기다.
스트레스도 피부질환 유발인자 중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그렇다고 직장을 그만두거나 학업을 중단할 수 없는 애로점이 있다. 그리고 몸을 덥게 하는 땀을 흘리는 운동이나 사우나, 때를 미는 행위 등도 피부질환을 심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피부질환을 치료할 때 이런 금기를 철저히 가리지 않으면 안된다. 치료목표는 씨앗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싹이 트기 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피부질환을 치료할 때 호전도는 단지 피부상태 보다는 몸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치료를 했는데 피부는 좋아지지만 몸의 상태가 여전하다면 피부질환은 꼭 재발한다. 반대로 당장 피부는 좋아지지 않지만 몸이 좋아지고 있다면 피부는 반드시 좋아진다. 왜냐하면 피부는 몸의 상태를 투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몸이 좋아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피부질환은 유전이고 이는 다른 말로 체질이라고 할 수 있다. 체질개선에는 적어도 최소 3개월, 보통 6개월, 길면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즉각적인 양방피부치료에 익숙한 환자들은 이런 치료 기간을 인내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근본을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반복되는 무한궤도지만 당장, 지금만 괜찮으면 된다는 생각에 오늘도 그 자리에서 내리지 않고 그대로 살아가는 모습들이 정말 안타까울 따름이다.
글 구미한방피부과 동의보감해독한의원
김영욱 원장(한의학 박사, 구미시한의사회 부회장)
사진 전득렬 팀장 papercu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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