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한번 오신 손님이 잊지 않고 찾아 와주니 고마울 따름이죠”

마산 농산물 도매시장 47번 소라상회 배명자 씨

지역내일 2011-02-11 (수정 2011-02-11 오후 1:34:08)
요즘 뭐가 맛있어요? 사과도 맛있고, 귤도 맛있고, 그럼 귤 주세요. 아주머니가 집었다 놨다 하시며 과일을 확인하고 심혈을 기울여 좋은 놈으로 골라주신다. 잔뜩 놓여 있는 과일상자 안에서 아무거나 집어 담아 주시는 게 아니라 알차고 실한 놈으로 골라주신다. 거기에 덤으로 몇 개를 더 얹어 주신다. 왜 나만 특별한 손님 인 냥 좋은 물건을 주셨을까?
마산 농산물 도매시장 소라상회에서는 늘 있는 일이다. 인심 좋은 이웃 아주머니 같고, 푸근한 친정 엄마 같은 소라상회 주인 배명자(62)씨. 30여년 넘게 과일가게를 해오며 지금은 도매시장 내에서는 제법 단골이 많기로 알려져 있다. 이집만의 특별한 서비스가 있는 건 아니다. 아주머니는 오는 손님에게 습관처럼 과일을 맛보라며 건네주시는 게 전부다. 주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과 정이 듬뿍 들어간 덤이다. 그래서 일까 한번 찾았던 손님은 영원한 단골이 된다. 인근지역은 물론 멀리 거제나 부산에서도 손님이 찾아올 정도로 입소문이 나있다.
아들을 업고 시작한 장사가 지금은 아주머니를 대신해 아들이 일을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파는 것 보다 덤으로 주는 게 더 많아 상술이 아닐까 의심 했던 아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주머니의 진정한 마음이 담겨 있음을 알았다고 한다. 아주머니 자신도 오는 손님에게 습관처럼 과일을 건네는 걸 몰랐는데, 제 마음이 고맙다며 10년 지기 단골 손님이 건네준 선물에 너무 미안하고 감사했어요. 특별히 잘해 준 것도 없었는데 마음을 담은 과일을 덤으로 주었을 뿐인데 말이죠.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하다보면 몸이 고단 할 때도 있건만 아주머니를 잊지 않고 찾는 오랜 단골손님 때문에 가게를 비울수가 없다고... 마산 농산물 도매시장 소라상회에 가면 언제나 웃으며 맞아주는 후덕한 아주머니가 변함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한숙 리포터soksook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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