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성추행 관련 위자료 금액이 얼마 정도 인정되는지 질문을 받았다. 답변은 “그때그때 다른데 정확한 금액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회식 자리에서 직장 동료인 여직원을 뒤에서 껴안고 가슴을 만진 것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경우 여직원은 위자료로 2000만 원을 청구했고 여성단체에서 위자료가 적으면 즉각 항소하겠다고 압력을 넣고 있었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지 의문이 들었다.
여직원을 뒤에서 안고 가슴을 떡 주무르듯이 만졌다는 것이 고액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근거였다. “가슴에 흔적이 난 것도 아니고 생활이 지장이 생긴 것도 아닌데 무슨 2000만 원이냐, 500만 원이면 충분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200만 원도 충분하다”는 사람도 있었다.?
최근 인천에서 초등학생에게 자신의 성기를 수 초간 만져보라고 한 사람에게 2000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한 판결이 선고되었다. 초등학생은 심리불안정을 보여 심리치료를 받았고 부모가 자녀의 치료를 위해 부득이 회사를 그만두기도 한 사건이었다.
서울에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2년에 걸쳐 아이들의 가슴, 엉덩이 등 신체적으로 예민한 부분을 만지는 등 강제로 추행한 사안에서, 1700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한 판결도 있었다. 전에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에서 1심은 위자료 3000만 원을 주라고 판결하였으나 항소심에서는 500만 원으로 감액한 사건이 있었다.
법원은 교통사고 사망의 경우 위자료를 5000만~6000만 원으로 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다른 사건의 위자료를 정하고 있다. 다만 이혼 사건의 경우에는 부부 사이의 재산, 학벌, 혼인 기간 등을 감안하여 1억 원 이상의 이혼 위자료를 인정하기도 한다. 간통을 한 경우 위자료는 3000만 원을 기준으로 가감하는 것 같다.
위자료는 인정받는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세상에 둘도 없는 어린 자식을 잃은 경우 그 정신적 고통은 세상과 바꿀 수 없는 엄청난 것이다.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을 6000만 원과 바꾸자고 하면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정신적 고통을 금액으로 환산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판결에서 인정되는 금액 자체보다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여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변호사 이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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