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알코올과 알코올의 해독에 대하여 너무나 모른다. 그래서 술에 대하여 무방비 상태에서 술을 접하다가 술로 인해 많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다. 술에 대해 잘 안다고 해서 알코올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잘 알았더라면 최악의 상태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정이든 학교든, 직장이든 군대든 어디에서고 알코올에 대한 예방 교육을 시행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오히려 많은 집단 조직 안에서 술이 충성심을 키워준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과장하여 음주를 부추기는 경우가 많았다. 더 문제는 남자들 특히 술을 좋아하는 남성들이 술에 대하여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는 줄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술에 대해서 잘 안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알코올에 대해서 더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술의 해악을 말해도 잘 들으려 하지 않는다.
술에 대하여 안다고 해도 대부분 지극히 단편적이고 일면적이며 알코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하다. 술이 무엇인가? 술은 그 화학적 작용조차 본디 이중적이라서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그런데다 인체에 들어와서는 대사 과정이 사람마다 다르고 그 대사산물의 작용까지 겹쳐서, 알코올의 인간에 대한 영향은 더욱 복잡하기 마련이다. 실로 혈중 알코올농도가 낮을 때와 높을 때에 행동 반응은 얼마든지 정반대로 나타난다. 음주를 하기 시작한 20대의 행동과 수십 년씩 과음한 중년의 행동은 퍽 다르다.
꽤 교육을 많이 받은 식자층도 알코올의 피해를 단지 지방간이나 간경화가 전부인 줄로 아는 수가 흔하다. 간 이외에도 심장이나 췌장, 특히 뇌의 손상에 대하여 무지하다. 정서적 심리적 피해에 대하여서는 더욱 알지 못한다. 하물며 배우자나 어린 자녀들에게 끼친 상처가 얼마나 막심한 지를 까마득하게 모른다.
직업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성공적인 경우 자신이 알코올중독일 수 있다는 것을 더 알기 어렵다. 노숙자 신세 정도가 되어야만 알코올중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배우자나 가족들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한다.
알코올의존의 치료와 회복에 대하여서도 너무나 무지하다. 전문의조차 과음해온 당뇨 환자에게 1, 2잔 정도의 음주는 괜찮다고 조언한다. 몇 차례씩 재발을 겪기 전까지는 술은 자신의 의지력으로 끊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정신과 치료를 거부한다. 우리나라는 문맹률이 세계적으로 가장 낮다고 하나 술에 대하여서만큼은 문맹률이 가장 높은 것 같다.
신 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무료 상담: 강원알코올상담센터 748-5119 ww.alj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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