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곡복지회관 해오름학교 학생들, 해오름학교 학생 김영자씨, 교사 정병권씨
“글씨 배우는 지금, 우리들 인생은 행복해요”
부천시 문해교육 기관 14곳, 1400여 명 글 배움으로 못 배운 한 해소
부천심곡복지회관 해오름학교 학생 김영자(71)씨는 큰 집 애기 보느라고 당시 초등학교였던 국민학교에 가지 못했다. 14세 때 입학하려고 했는데 나이가 많다고 안 받아줬다. “말로 표현 못해... 그 고통은. 배운 사람들하고 말이 안 통했는걸...”
김 씨는 결혼해서 2남1녀 모두를 대학 졸업시키고 살아오다 자신에게는 ‘무서운 적’이었던 글씨를 배우기 시작한다. 열심히 공부한 그는 2010년 교육기술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평생학습 문해교육 대회에서 ‘참좋은글상’을 수상했고 “지금 내 인생은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며 “늙어죽을 때까지 배울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부천시 성인 비문해인 10만 명 이상
김 씨 같은 성인 비문해인(성인이면서 중학교 이하의 학력)은 부천에 약 7만2000명이다. 북한이탈이주민, 국제결혼이민자와 노동자까지 합산하면 전체 10만 명 이상을 추정한다. 지난 2004년 춘의종합사회복지관과 전국문해성인기초교육협의회, 부천시평생학습센터, 나눔과 섬김 등 4개 기관에서 소모임이 시작된 것은 성인 비문해인들의 못 배운 한을 해소시키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해 2006년 부천시문해교육협의회가 발족했고 2007년에는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마쳤다.
“부천시문해교육협회는 1년에 한 번 학습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하는데 평생교육 프로그램 중 최고의 만족도를 보이고 있죠. 건강과 자녀출산, 취업을 이유로 탈락되는 경우 외에는 지속적인 학습을 원하셔요. 탈락 후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수강신청을 할 정도로 열정적이니까요.” 부천문해교육협회 한희자 간사의 말이다. 한 간사는 글씨를 배우면 자신감과 자존감, 자기이해와 타인이해가 향상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문해교육의 현장은 학습자와 문해교사가 더불어 자아실현을 하는 평생교육의 초석이 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글 깨우치고 새로운 삶을 산다
심곡복지회관 해오름학교 정병권(66) 강사는 8년 째 한글을 가르친다. 50대부터 70대까지 의 중급반 60여 명은 정 강사의 특별한 교육법 속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
정 강사의 설명이다. “노래 가사에 있는 그날의 단어나 문장을 찾아내는 거예요. 즐겁게 노래 부르며 글자를 익히기 때문에 아주 좋아해요. 옛날 여성들은 배우지 못한 한으로 살았죠. 하지만 못 나서 못 배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해요. 그런 면에서 지금 한글을 배우는 학생들은 무척 훌륭한 분들입니다.”
비문해인의 열망이 커지면서 부천시는 부천시 문해교육 협의회를 중심으로 의무교육 유예자에 대한 문해교육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부천시에 소재한 14개 문해교육기관은 춘의종합사회복지관을 비롯한 9곳의 사회복지기관과 부천여성청소년센터, 새롬가정지원센터, 진영정보공고 부설 평생교육원, 부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외국인노동자의 집 등이다. 총1400여 명이 성인문해교육을 받고 있다.
2005년부터 성인문해교실을 운영하는 진영정보공고 이경영 교장은 “학습자들은 광명을 찾았다. 눈 뜬 봉사가 눈을 뜬 것과 같은 것”이라며 “한글을 깨우쳐 배달된 우편물을 찾고 은행 일을 보면서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은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일일 것”이라고 전했다.
부천 문해교육 프로그램 현황
부천시는 각 기관 별로 초, 중, 고급반, 중입검정고시해오름반, 노래글반으로 나뉜 단계별 한글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부천시문해교육협의회 소속 14개 기관과 교회 2곳, 주민센터, 노인종합센터 3곳 등 20~ 25개 기관이 문해교실을 운영하며 20명부터 300명 정도의 참여자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부천지역의 거점기관은 어디일까? 춘의종합사회복지관 성인문해학교다. 단계별, 수준별 10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수강인원은 250여 명이다. 한희자 간사는 “매 년 각종 글쓰기 대회를 통해 15개 부문 수상실적을 거뒀다”며 “2010년 전국문해한마당 글쓰기 대회 수상과 문해교육프로그램 ucc부문에서 교사 수상 실적을 거두며 큰 성취감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기간은 부천종합, 삼정, 춘의종합, 상동종합, 심곡복지회관과 진영정보공업고등학교가 1월부터 12월, 원종종합과 덕유, 고강복지회관, 새롬가정지원센터는 2월부터 12월까지다. 무학과 저학력 성인을 수시로 접수받고 있다. 부천여성청소년센터와 고강, 심곡복지회관은 결혼이주여성과 그들의 자녀, 외국인을 위한 다문화한국어교실도 운영한다. 한국어교실 수강료는 무료에서 4만원까지, 다문화 한국어교실은 무료에서 재료비만 내는 곳도 있다.
부천시 문해교육기관
기 관 명 연 락 처
고강복지회관 032-677-9090
덕유사회복지관 032-325-2161
부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032-320-6391
부천여성청소년센터 032-665-0285
부천종합사회복지관 032-349-2066
부천시평생학습센터 032-625-2853
삼정복지회관 032-323-3162
심곡복지회관 032-665-6061
상동종합사회복지관 032-652-0420
새롬가정지원센터 032-676-0154
원종종합사회복지관 032-677-0108
외국인노동자의 집 032-654-0664
진영정보공고 (부설)평생교육원 032-349-5117
춘의종합사회복지관 (부설)성인문해학교 032-655-6133
부천시문해교육협의회 032-655-6133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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