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으로 강남구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 56만2782명 중 4만2450명으로 7.5%, 서초구는 42만7974명 중 3만5336명으로 8.26%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 주민등록상 독거노인으로 조사된 경우는 강남구가 8900여 세대, 서초구는 6300여 세대로 나타났다. 전수조사에 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정확한 실태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지만 실제로 혼자 사는 노인들이 강남구에만 2600여 세대에 이를 정도다.
자식들 다 키워 출가시키고 배우자마저 앞서 보낸 후 이렇게 노년기를 홀로 보내야하는 시니어들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홀로된 시니어들이 고독함을 극복하고 활기찬 삶을 살 수 있을까?
힘든 점 오픈하는 성향이라야 극복도 쉬워
지난해 50여 년 간 함께해온 남편을 갑자기 떠나보내고 혼자 살고 있는 안 모(71, 서초구 방배동)씨. 성격이 까다로운 남편을 자신이 아니면 누가 감당할까 싶어 늘 남편부터 순서대로 가야 한다고 말해왔던 터였지만 막상 홀로 남고 보니 그 상실감과 인생의 무상함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자식들에게 폐가 될까봐 내색도 못한 채 지난 겨우 내내 날씨만큼이나 혹독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흔히 독거노인(홀몸노인)들의 어려움이라고 하면 경제적인 문제부터 떠올리게 되지만 경제력이 돼도 불안이나 우울 등 정서적인 문제를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게다가 고령의 독거노인들 대부분이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건강 면에서 볼 때 남녀 독거노인들 모두 식사 부분이 가장 열악한 실정이며 특히 남성 독거노인들의 경우 집안일이나 식사 챙기기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독립적인 삶을 꾸려나가기가 더 힘든 편이다. 고령의 독거노인들일수록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혼자 집안에 칩거하게 되면서 사회적인 접촉 빈도가 줄고 우울증도 심해지게 된다.
서초구립양재노인종합복지관 신바른 사회복지사는 "자신이 느끼는 외로움에 대해 표현을 하는 분들은 주위에서 이끌어 주는 대로 잘 따라와 쉽게 극복하는 편이다. 오히려 어려움을 감추고 강하게 보이려는 분들일수록 도움을 받는 것에 익숙하지가 않아 복지 프로그램을 활용하도록 이끌기가 어렵다. 힘든 것을 터놓고 이야기해야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노인돌보미 및 강남, 서초구 안전관리 시스템 도움 커
서초구에 사는 한 독거노인은 남편과 사별한 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고 자녀들과도 연락을 끊고 지내는 상황이었다. 강아지를 키우며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던 중 노인돌보미를 만나 극단적인 시도까지 했었던 자신의 처지를 털어놓게 되었고 지금은 거주지 문제도 해결하고 복지관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면서 다시 활기를 찾았다.
이렇게 독거노인들을 위해 마련된 ''노인돌봄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노인돌봄서비스는 노인돌보미들이 주 1회 방문을 하고 주 2~3회 안부전화를 통해 안전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독거노인들에게 필요한 복지 서비스까지 연계해주는 것이다. 바쁘게 사느라 잘 찾아오지 않는 자식들보다 실질적으로 더 자주 만나는 노인돌보미에게 정서적으로 의지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노인돌봄서비스는 재산규모나 주민등록상 동거자 유무에 상관없이 실제 혼자 살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노인돌봄서비스와 연계해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사랑의 안심폰''도 노인돌보미들이 영상폰으로 안전을 확인할 수 있어 고독사에 대한 불안감이 큰 독거노인들에게 힘이 되는 서비스이다. 이와 더불어 강남구에서는 독거노인의 고독사 조기 발견 및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집안에 움직임 센서 및 비상 버튼 등을 설치해서 관리하는 ''사회안전망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노인돌봄기본서비스를 받으면서 사회안전망시스템까지 이용하는 경우와 사회안전망시스템만 신청한 경우가 비슷한 비율이다. 서초구에서도 노인돌봄서비스를 받는 독거노인들이 희망할 경우 출입이나 활동량 감지 센서, 화재 및 가스 감지 센서를 설치해서 안전을 확인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필요한 정보 찾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독거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노인들이다 보니 정보접근성이 떨어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강남구노인정보센터 이선자 소장은 "지역 노인복지관에 어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지, 심지어 자신이 노인장기요양보험 해당자인지 여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독거노인들도 건강해야 잘 살 수 있어 종교를 갖든 복지관 프로그램을 활용하든 어떤 형태로라도 사회적으로 참여 할 기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혼자 있기보다 경로당에 나가거나 노인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해 함께 어울릴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 혼자 세끼를 챙기는 것이 힘들다면 가까운 지역 노인복지관을 찾아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식사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노인돌보미를 통해 정보를 얻거나 지역복지관 상담을 활용해 필요한 정보를 찾아 또래 노인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노인돌봄기본서비스 관련 문의 강남구 : 강남구노인정보센터(02-557-8091) 서초구 : 서초구립양재노인종합복지관(02-578-15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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