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같이 하며 아이의 인격을 존중해야
‘헬리콥터 어르신’ ‘캥거루 부모’를 아시나요.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누이는 일로 시작해 밥 떠먹이기, 초등학교 교실 청소, 과제물 자료 수집, 입시, 취업정보 제공, 대학생 자녀의 동아리활동과 스펙, 이성교제 체크, 취업재수생 건강관리, 출가한 아들딸 음식 조달, 손녀 챙기기, 손자 학교 상담 참여에 이르기까지 자녀 주위를 맴도는 어른들을 말한다. 헬리콥터 부모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때문에 관련 신조어도 많다. 헬리콥터 부모의 품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녀는 ‘캥거루족’이라고 불린다.
공중에 떠서 인공위성처럼 자녀의 모든 것을 관리 감독하는 헬리콥터 맘의 공통점은 자신들의 아이가 주위사람들에게 ‘착하다’는 말을 듣기를 지극히 원한다. 놓아준 것 같지만 더 자녀들의 목줄을 옥죄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난, 별로 신경 안 써요. 아이가 원해서 했을 뿐이죠’라고 심드렁하게 말하지만 정작 내밀한 부분으로 들어가면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다.
김미란 심리상담센터 김미란 소장은 “아이를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하는데서 비롯된 현상이다. 독립된 인격을 지닌 객체로 아이를 존중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지나친 간섭은 오히려 창의력을 죽여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민석(가명)이는 말이 없다. 엄마가 없을 때는 말을 곧잘 하다가도 엄마 목소리가 들려오면 바로 입을 닫는다. 민석이가 해야 할 말을 엄마가 모두 대신해주기 때문이다. 로봇 만들기 취미에 이어 과학영재인 민석이는 처음엔 즐거웠던 로봇 만들기가 이제는 놓고 싶을 지경이 되었다. “엄마가 옆에서 어떻게 만들란 소리를 다 해서 지겹다.”고 말한다. 게다가 요구한 대로 만들어서 작년에 상을 받아 엄마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창의력을 키워야 할 만들기에서 아이의 창의력을 사라져버리고 단지 손가락의 기능으로 전락한 사례일 뿐이다.
미대 진학을 꿈꾸며 미술학원에 다니는 중학생인 은규는 미술대학을 나온 엄마가 싫다. 시시콜콜 학원을 오가며 그림을 보는 것 까지는 좋은데 자신이 원하는 색채보다는 엄마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자꾸 자신을 유도해가기 때문이다. 은규는 “나도 내가 좋아하는 색으로 풍경을 그리고 싶고, 하고 싶은 붓 터치로 표현하고 싶다.”고 항변한다.
또 있다. 항상 단정하게 옷을 입고 다녀서 학교에서 공주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미후는 프릴 달린 옷이 지겹도록 싫다. 물론 명절 전 백화점에서 구입한 비싼 옷이다. 미후는 자신의 옷 스타일에 대해 창피하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다른 아이들처럼 요즘 유행하는 옷을 인터넷으로 구입해 보고 싶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색깔을 맞춰가며 입고 싶을 뿐이지만 엄마는 허락하지 않는다. 단지 엄마의 취향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곧 뒤이을 엄마의 잔소리를 생각하면 입이 저절로 닫아 질 뿐이다.
3분 기다리고 3번 생각하자
아이를 낳으면서부터 간섭을 할 생각은 없었다. 최대한 창의력을 키워주고 싶었다. 안 겪어도 될 일들을, 내 말 한마디면 더 나은 길이 보장 되는데 왜 굳이 고생을 사서 시키겠어요? 헬리콥터 맘의 공통된 대체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주변을 돌아보고 좀 더 나은 환경과 교육, 멀리는 편안하고 안정된 내일을 생각하다 보니 ‘내 자식만큼은...’이란 자식사랑에 발목을 잡혔다.
겨울방학 동안 아이와 제법 긴 문장을 사용해 이야기하며 어휘력을 늘리고 창의적 사고를 이끌어낸 김은정(가명)씨는 “예전에는 모든 생활용어가 단답형이었다. 주로 내가 묻고 아이는 예, 아니오로 대답했었지만 지금은 단어를 사용해 이야기를 길게 하면서 서로의 스트레스가 많이 해소된 것 같다.”고 말한다.
아침에 아이를 깨우는 일에 진력이 난 이미경 씨는 “일어나라 말해두고 3분을 기다리는 일에 익숙해졌다”고 고백한다. ‘일어나려하는데 엄마 땜에 일어나기 싫어’하고 말하던 딸의 말에 한 번 말하고 3분만 기다려보자고 다짐을 한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 맞춰 깨워주는데도 지각할 시간이 되면서 늘 아침은 전쟁이었는데 속이 터져도 3분 정도 기다려주니 자연스레 일어나는 것을 보고 반성을 많이 했다.”고 고백한다.
레고를 가지고 놀다 무엇인가 만들어내는 아이의 손길에 내 아이가 혹 천재는 아닌지 했던 기억은 양육을 한 부모 누구에게나 있다. 거실이 적당이 늘 어질어져 있어도 자랑스럽기만 했었다. 단지, 공부만을 향해 몰고 가는 지금, 내 아이의 찬란한 창의력을 스스로 부모가 먼저 무너트리고 있는 것은 아닌 지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더불어,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아이를 보면 부모의 농밀한 비밀이 보인다. 아이의 창의력은 스스로의 것이며 부모의 절대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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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어르신’ ‘캥거루 부모’를 아시나요.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누이는 일로 시작해 밥 떠먹이기, 초등학교 교실 청소, 과제물 자료 수집, 입시, 취업정보 제공, 대학생 자녀의 동아리활동과 스펙, 이성교제 체크, 취업재수생 건강관리, 출가한 아들딸 음식 조달, 손녀 챙기기, 손자 학교 상담 참여에 이르기까지 자녀 주위를 맴도는 어른들을 말한다. 헬리콥터 부모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때문에 관련 신조어도 많다. 헬리콥터 부모의 품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녀는 ‘캥거루족’이라고 불린다.
공중에 떠서 인공위성처럼 자녀의 모든 것을 관리 감독하는 헬리콥터 맘의 공통점은 자신들의 아이가 주위사람들에게 ‘착하다’는 말을 듣기를 지극히 원한다. 놓아준 것 같지만 더 자녀들의 목줄을 옥죄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난, 별로 신경 안 써요. 아이가 원해서 했을 뿐이죠’라고 심드렁하게 말하지만 정작 내밀한 부분으로 들어가면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다.
김미란 심리상담센터 김미란 소장은 “아이를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하는데서 비롯된 현상이다. 독립된 인격을 지닌 객체로 아이를 존중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지나친 간섭은 오히려 창의력을 죽여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민석(가명)이는 말이 없다. 엄마가 없을 때는 말을 곧잘 하다가도 엄마 목소리가 들려오면 바로 입을 닫는다. 민석이가 해야 할 말을 엄마가 모두 대신해주기 때문이다. 로봇 만들기 취미에 이어 과학영재인 민석이는 처음엔 즐거웠던 로봇 만들기가 이제는 놓고 싶을 지경이 되었다. “엄마가 옆에서 어떻게 만들란 소리를 다 해서 지겹다.”고 말한다. 게다가 요구한 대로 만들어서 작년에 상을 받아 엄마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창의력을 키워야 할 만들기에서 아이의 창의력을 사라져버리고 단지 손가락의 기능으로 전락한 사례일 뿐이다.
미대 진학을 꿈꾸며 미술학원에 다니는 중학생인 은규는 미술대학을 나온 엄마가 싫다. 시시콜콜 학원을 오가며 그림을 보는 것 까지는 좋은데 자신이 원하는 색채보다는 엄마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자꾸 자신을 유도해가기 때문이다. 은규는 “나도 내가 좋아하는 색으로 풍경을 그리고 싶고, 하고 싶은 붓 터치로 표현하고 싶다.”고 항변한다.
또 있다. 항상 단정하게 옷을 입고 다녀서 학교에서 공주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미후는 프릴 달린 옷이 지겹도록 싫다. 물론 명절 전 백화점에서 구입한 비싼 옷이다. 미후는 자신의 옷 스타일에 대해 창피하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다른 아이들처럼 요즘 유행하는 옷을 인터넷으로 구입해 보고 싶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색깔을 맞춰가며 입고 싶을 뿐이지만 엄마는 허락하지 않는다. 단지 엄마의 취향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곧 뒤이을 엄마의 잔소리를 생각하면 입이 저절로 닫아 질 뿐이다.
3분 기다리고 3번 생각하자
아이를 낳으면서부터 간섭을 할 생각은 없었다. 최대한 창의력을 키워주고 싶었다. 안 겪어도 될 일들을, 내 말 한마디면 더 나은 길이 보장 되는데 왜 굳이 고생을 사서 시키겠어요? 헬리콥터 맘의 공통된 대체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주변을 돌아보고 좀 더 나은 환경과 교육, 멀리는 편안하고 안정된 내일을 생각하다 보니 ‘내 자식만큼은...’이란 자식사랑에 발목을 잡혔다.
겨울방학 동안 아이와 제법 긴 문장을 사용해 이야기하며 어휘력을 늘리고 창의적 사고를 이끌어낸 김은정(가명)씨는 “예전에는 모든 생활용어가 단답형이었다. 주로 내가 묻고 아이는 예, 아니오로 대답했었지만 지금은 단어를 사용해 이야기를 길게 하면서 서로의 스트레스가 많이 해소된 것 같다.”고 말한다.
아침에 아이를 깨우는 일에 진력이 난 이미경 씨는 “일어나라 말해두고 3분을 기다리는 일에 익숙해졌다”고 고백한다. ‘일어나려하는데 엄마 땜에 일어나기 싫어’하고 말하던 딸의 말에 한 번 말하고 3분만 기다려보자고 다짐을 한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 맞춰 깨워주는데도 지각할 시간이 되면서 늘 아침은 전쟁이었는데 속이 터져도 3분 정도 기다려주니 자연스레 일어나는 것을 보고 반성을 많이 했다.”고 고백한다.
레고를 가지고 놀다 무엇인가 만들어내는 아이의 손길에 내 아이가 혹 천재는 아닌지 했던 기억은 양육을 한 부모 누구에게나 있다. 거실이 적당이 늘 어질어져 있어도 자랑스럽기만 했었다. 단지, 공부만을 향해 몰고 가는 지금, 내 아이의 찬란한 창의력을 스스로 부모가 먼저 무너트리고 있는 것은 아닌 지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더불어,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아이를 보면 부모의 농밀한 비밀이 보인다. 아이의 창의력은 스스로의 것이며 부모의 절대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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