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김상석
칫솔질 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난다면 일단 치주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치주염은 치아주위를 둘러싸고 붙어있는 치조골이 세균의 감염으로 파괴되어 생기는 염증이다.
우리나라 성인 4명 가운데 1명에서 나타나는 흔한 구강질환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40대 이상 성인 70%에서 발병한다는 통계가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26%가량 발병률이 높다.
초기 증상은 잇몸이 근질거리거나 칫솔질을 할 때 피가 난다. 차츰 치아와 맞닿는 잇몸의 색이 벌겋거나 탁해진다. 건드리면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잇몸에서 고름이 나며 치아가 솟은 느낌이 들며 흔들리고 치아 사이가 점점 벌어진다. 입 냄새도 심해진다.
드물게는 별다른 증상없이 나타나는 수도 있어 정기적인 치과검진이 필요한 질환이기도 한다. 특히 당뇨와 같은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는 치주염이 더 급속도로 진행되기도 한다.
스트레스나 흡연, 임신, 약물, 부적절한 식습관 등은 잇몸 건강에 영향을 준다.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약화시켜 치주염이 생길 확률을 높인다. 흡연은 잇몸으로 공급되는 혈액의 양을 줄여 운반되는 산소 양도 감소하고 염증 유발물질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주염에 걸릴 확률이 4배나 높다는 발표자료도 있다.
치주염은 여러 가지 원인이 겹쳐서 발병하는 만성병으로 특효약은 없다. 현재 치주염 치료약이 시판되고 있지만 전문의의 진단 뒤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치주염이 초기상태일 경우는 ‘스케일링’이면 족하다. 치주염의 원인인 치석을 제거해 염증을 없애준다. 치주염이 다소 진행된 때는 ‘치근활택술’을 사용한다. 이 시술은 잇몸 속에 생긴 치석과 치아 뿌리에 있는 독소를 제거하고 매끄럽게 하는 시술이다. 이보다 더 진행된 경우에는 잇몸수술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수술로도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됐다면 치아를 제거하고 임플란트(인공치아)로 대체해야 한다.
잇몸질환이 심해져 치아 뿌리쪽에 고름이 차고 이가 많이 흔들리는 마지막 단계에서는 이를 빼야 한다. 이를 빼고 임플란트로 대체하게 되는데 잇몸뼈에 인공치근(티타늄 기둥)을 심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얹는 방법이다. 임플란트는 씹는 힘이 강하고 수명도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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