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상관없이 유난히 손발이 찬 사람들이 있다. 특히 이들은 추운 겨울철이면 손발이 시리다 못해 동상에 걸리는 등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수족냉증’은 계절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증세지만, 겨울에 특히 심해지며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손발이 차갑고 무릎이 시리며 아랫배, 허리가 차가운 경우도 많다. 또한 생리통, 소화불량을 동반하기도 하며 얼굴이나 가슴이 화끈거리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수족냉증을 장부적인 관점으로 봐 근본치료를 통해 수족냉증을 개선한다. 부산시 한의사회 정흥식(정흥식한의원 원장) 부회장의 도움말로 수족냉증의 한방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생리불순이나 불임의 원인되기도
수족냉증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손발이 시리고 뼈마디에 바람이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거나 흔히 손발 저림 증상을 동반하며, 얼굴이나 가슴이 쉽게 화끈거리기도 한다. 또한 손발에 힘이 없고 땀이 많이 나거나 겨울에 동상에 자주 걸린다면 수족냉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정흥식 원장은 “우리 인체는 기(氣)가 혈(血)을 이끌어 전신을 순환한다. 그런데 여기서 기나 혈에 문제가 생겨 각각의 역할을 못하면 전신이 차지거나 손발이 차지는 수족냉증에 시달리게 된다”고 말한다.
얼굴이 희면서 살찐 사람은 기가 부족해 수족냉증의 원인이 되고, 얼굴이 각이 지면서 검은 사람은 기가 막힌 기울체가 원인이 되고, 몸이 너무 여윈 사람은 혈 부족이 원인이 된다. 그리고 인체의 노폐물인 담음이나, 어혈이 있어도 수족냉증이 원인이 된다.
수족냉증의 원인을 장부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위장과 하복부 단전 속에 있는 자궁과 신장으로 볼 수 있다.
정 원장은 “하복부의 자궁과 신장에서 인체 기혈의 통로인 12경락을 돌려주는 힘이 나는데, 자궁이나 신장 기능이 약해져서 12경락을 순환시키지 못하면 손발이 차지면서 하복부가 차고, 생리통, 생리불순, 냉대하증, 불임, 요통 등의 증상이 생긴다”며 “젊은 여성이 손발이 차다면 단순한 수족냉증으로만 그치지 않고 생리불순이나 불임의 원인이 되므로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따뜻한 음식 섭취와 하복부를 따뜻하게
수족냉증은 가벼운 증상처럼 보이지만 오래 방치할 경우 저림 증상이나 통증이 올 수도 있고 부인과 질환이 동반되어 더욱 큰 병으로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수족냉증을 단전이라고 불리는 아랫배에 찬 기운이 돌아 손과 발까지 순환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수족냉증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복부를 항상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손발을 자주 비벼 열을 내주거나, 틈나는 대로 발바닥의 중앙에 있는 용천혈(湧泉穴)을 볼펜과 같은 뾰족한 물건으로 눌러주는 발지압도 좋다.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40℃ 전후의 따뜻한 물을 욕조에 받아서 허리 밑에서 다리까지 담그는 하반신욕을 하면 수족냉증을 개선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정 원장은 “손발이 찬 사람은 차가운 음식이나 생 음식을 조심하여 소화기능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며 “하복부를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짧은 치마나 너무 얋은 옷은 삼가면서 단전을 단련하는 운동과 호흡을 하면 도움된다”고 말한다.
도움말:부산시 한의사회 정흥식 부회장(現 정흥식한의원 원장)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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