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형제들끼리 싸우지 말라고 유언을 하시고 돌아가셨다. 그로부터 30년이 흘렀다. 장남을 제외한 나머지 동생들은 장남이 아버지 재산을 자기 앞으로 등기하고 독차지하고 있으니 일부라도 떼어 달라고 주장하였다. 장남을 제외한 나머지 동생들이 변호사를 선임하여 장남에게 재산을 분할해 달라는 소를 제기하였다.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니 장남이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특별조치법에 의하여 재산을 자신 앞으로 등기해 놓은 것이 확인되었다.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은 수차례 시행된 한시적인 법률이었다. 과거 소유자들이 이전등기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보증인의 보증서, 시장, 군수의 확인서를 받아 오면 전 소유자의 인감증명서가 없어도 자신 앞으로 등기하도록 한 제도였다.
이 제도가 많이 악용되기도 했다. 주인이 없거나 행방불명된 땅을 보증인들과 짜고 개인 소유로 등기한 경우도 많다. 이러한 특별조치법에 의한 등기는 적법한 등기로 추정되므로 이를 말소하는 방법은 매우 까다롭다. 말소를 주장하는 사람이 보증인이 허위로 보증서를 작성해 주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2-30년이 지난 후 보증서가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것을 밝히기 어렵다.
장남은 아버지가 형제들끼리 싸우지 말라고 유언하셨는데 동생들이 소를 제기한 것은 유언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 유언은 무효이다. 유언은 법에서 인정하는 것만이 효력이 있다.
장남은 민법에 상속회복청구권은 10년이 지나면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되어 있으니 제청기간이 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판례는 상속인 중 1인이 아버지 생전에 토지를 매수한 사실이 없음에도 매수한 것처럼 특별조치법에 의하여 등기한 것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말소 주장을 하는 것은 상속회복청구권이라고 보지 않는다. 이 경우에는 30년이 지났어도 말소청구를 할 수 있으니 10년이 지났다는 주장을 할 수 없다.
장남은 특별조치법에 의한 등기는 적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하였다. 동생들은 보증서가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다만, 부친의 사망 이후에 장남 1인이 단독으로 매수한 것으로 등기원인이 되어 있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에서는 동일한 사례에서 장남이 동생들의 상속분을 포기 받은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특별조치법에 의한 등기의 추정력이 깨진다고 판단하였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이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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