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때는 ‘순산하라’는 메시지가, 아이 돌잔치 때는 ‘건강하게 자라라’는 덕담이 그 어떤 말보다 감동이었다. 하지만 어느덧 학부모가 되고 중년의 나이를 넘다 보니 소망이 달라지고, 들으면 기분 좋은 말도 바뀌었다.
이번 설에는 교본 같은 덕담에서 벗어나 엄마이자 주부인 기혼 여성에게 엔도르핀이 될 만한 덕담을 건네보면 어떨까.
엄마들을 미소 짓게 한 기분 좋은 메시지와 올해 가장 듣고 싶다는 말들을 모아봤다.
아이에 관한 덕담에 미소가 은은~
엄마로 살다 보면 아이에 관한 덕담이 그 어떤 말보다 기분 좋다. 특히 한창 사춘기를 거칠 때 아이 문제로 골치 아픈 일 덜 겪는 것만도 엄마에게는 더없는 행복. 초·중생 두 아들을 둔 유병선(45)씨는 “연초에 ‘새해에도 두 아들 좋은 일 많이많이 생기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받고 기분이 좋았다”며 “아이 키우는 엄마다 보니 자식 일이 최고의 덕담”이라고 했다. 자식에 대한 관심과 응원은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말이다. 자식 일에 욕심내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학교와 학업에서 좋은 성취를 얻기 격려해주는 말에 엄마까지 덩달아 힘이 날 것이다.
내 존재감 일깨우는 말에 기분이 둥둥~
엄마가 된 후로는 목소리 높일 수 있는 일이 아이 성적표밖에 없다는 여성들이 많다. 반짝반짝한 거실도 남편 내조도 주부의 당연한 역할로만 여겨지니, 성취감이나 존재감을 인정받을 기회 찾기가 어려운 것. 그래서인지 자존감을 높여주는 말을 들으면 인정해주는 이가 있다는 생각에 고맙다.
잠깐 차 마시러 가도 되느냐는 문자에 ‘언제 봐도 좋은 친구, 당장이라도 환영’이란 답신이 와 으쓱했던 적이 있다는 최연정(40)씨는 “설 덕담만이 아니라 지인들 안부 인사에도 기분 좋은 답례 메시지를 챙겨야겠다”고 했다. 엄마들 모임에서 유화제 역할을 하는 이가 있다면 ‘덕분에 우리 모임이 유지되는 것’이란 한마디로 존재감을 높여줄 수 있다. 자주 함께 쇼핑하는 파트너가 있다면 ‘같이 쇼핑해준 덕분에 집 안에 좋은 물건이 쌓여간다’는 띄워주기도 좋다. 매일매일 희생하는 엄마 노릇 틈에 꼭 필요한 한 사람으로서 존재감을 일깨우는 말은 산소가 되어줄 테니.
자신 없어지는 엄마 노릇,
교육에 대한 격려의 말
아이가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교육 얘기에서는 고개 숙여야 하는 엄마, 그룹 수업을 하다 보니 대놓고 비교되어 팀에서 빠져나갈 궁리만 하게 되더라는 엄마…. 기나긴 겨울방학의 끝에서 별반 해놓은 것도 없이 시간만 보낸 게 아이한테도 미안하고 엄마로서도 한심하게 느껴지는 시점이다. 이런 때 여지껏 잘해온 만큼 앞으로도 잘할 거라는 격려, 소신을 굳건히 해주는 응원을 건네보자.
아이 교육에 신경 쓰다 보면 웃을 때도 있지만 엄마 먼저 지치는 때가 많다. 입으로는 늘 아이를 격려하면서 정작 엄마들은 위로 받을 곳이 없는 실정. 설 연휴보다 준비 없이 맞이할 새 학년이 더 걱정될 이즈음, 이런 속내에 공감하고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한 줄 메시지가 1년을 거뜬하게 할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약점을 칭찬해주는 한마디,
듣는 이에게는 찬사
당차게 아이 키우고 야무지게 살림하는 듯 보이는 주부들에게도 저마다약점과 열등감이 있다. 자신의 일상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열등감과 자책에 빠지는 순간 또한 자주 맞닥뜨릴 터. 부족하다 여기며 살던 부분을 누군가 오히려 장점으로 봐주는 데서 받는 위로가 적지 않다.
생활비 아끼려다 보니 엄마표 간식을 늘리게 됐다는 이영아(46)씨는 “ ‘어떻게 시간 내서 일일이 간식을 만들어주느냐, 대단하다’는 말을 들을 때면 능력 있는 여자가 된 기분”이라며 “아무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을 대단하게 봐주는 찬사를 거부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 했다. 발전 없이 반복되는 생활이 당사자조차 지겨울 때가 있건만, 사소한 부분이나마 장점으로 봐주는 시선은 지루한 일상에 새로운 의미를 샘솟게 하는 일이 아닐까.
건강 기원, 정보까지 덤으로
지난해 크고 작은 질환으로 병원을 들락날락한 박현주(43)씨는 “건강을 걱정해주는 이들이 진심으로 고마웠다”며 “그동안 무심했던 주위의 아픈 사람들한테 자주 안부 전화하며 성심껏 챙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막상 자신이 병원 신세를 져보니 안부 한 번 묻지 않는 사람이 야속하더라고.
평소 형식적으로 들리던 ‘건강하라’는 덕담이 나이가 들면서는 진심으로 다가온다. 엄마들끼리 삼삼오오 탄천 걷기 파트너십을 맺기도 하고, 어디에 어떤 건강 기능 식품이 좋더라는 얘기가 브런치 자리의 화제가 될 때도 있다. ‘건강하라’는 말과 함께 덤으로 좋은 운동을 추천해주고, 좋다는 병원 정보와 건강 식단까지 알려준다면 건강전도사 노릇 톡톡한 덕담이 될 듯.
최유정 리포터 meet1208@paran.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이번 설에는 교본 같은 덕담에서 벗어나 엄마이자 주부인 기혼 여성에게 엔도르핀이 될 만한 덕담을 건네보면 어떨까.
엄마들을 미소 짓게 한 기분 좋은 메시지와 올해 가장 듣고 싶다는 말들을 모아봤다.
아이에 관한 덕담에 미소가 은은~
엄마로 살다 보면 아이에 관한 덕담이 그 어떤 말보다 기분 좋다. 특히 한창 사춘기를 거칠 때 아이 문제로 골치 아픈 일 덜 겪는 것만도 엄마에게는 더없는 행복. 초·중생 두 아들을 둔 유병선(45)씨는 “연초에 ‘새해에도 두 아들 좋은 일 많이많이 생기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받고 기분이 좋았다”며 “아이 키우는 엄마다 보니 자식 일이 최고의 덕담”이라고 했다. 자식에 대한 관심과 응원은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말이다. 자식 일에 욕심내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학교와 학업에서 좋은 성취를 얻기 격려해주는 말에 엄마까지 덩달아 힘이 날 것이다.
내 존재감 일깨우는 말에 기분이 둥둥~
엄마가 된 후로는 목소리 높일 수 있는 일이 아이 성적표밖에 없다는 여성들이 많다. 반짝반짝한 거실도 남편 내조도 주부의 당연한 역할로만 여겨지니, 성취감이나 존재감을 인정받을 기회 찾기가 어려운 것. 그래서인지 자존감을 높여주는 말을 들으면 인정해주는 이가 있다는 생각에 고맙다.
잠깐 차 마시러 가도 되느냐는 문자에 ‘언제 봐도 좋은 친구, 당장이라도 환영’이란 답신이 와 으쓱했던 적이 있다는 최연정(40)씨는 “설 덕담만이 아니라 지인들 안부 인사에도 기분 좋은 답례 메시지를 챙겨야겠다”고 했다. 엄마들 모임에서 유화제 역할을 하는 이가 있다면 ‘덕분에 우리 모임이 유지되는 것’이란 한마디로 존재감을 높여줄 수 있다. 자주 함께 쇼핑하는 파트너가 있다면 ‘같이 쇼핑해준 덕분에 집 안에 좋은 물건이 쌓여간다’는 띄워주기도 좋다. 매일매일 희생하는 엄마 노릇 틈에 꼭 필요한 한 사람으로서 존재감을 일깨우는 말은 산소가 되어줄 테니.
자신 없어지는 엄마 노릇,
교육에 대한 격려의 말
아이가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교육 얘기에서는 고개 숙여야 하는 엄마, 그룹 수업을 하다 보니 대놓고 비교되어 팀에서 빠져나갈 궁리만 하게 되더라는 엄마…. 기나긴 겨울방학의 끝에서 별반 해놓은 것도 없이 시간만 보낸 게 아이한테도 미안하고 엄마로서도 한심하게 느껴지는 시점이다. 이런 때 여지껏 잘해온 만큼 앞으로도 잘할 거라는 격려, 소신을 굳건히 해주는 응원을 건네보자.
아이 교육에 신경 쓰다 보면 웃을 때도 있지만 엄마 먼저 지치는 때가 많다. 입으로는 늘 아이를 격려하면서 정작 엄마들은 위로 받을 곳이 없는 실정. 설 연휴보다 준비 없이 맞이할 새 학년이 더 걱정될 이즈음, 이런 속내에 공감하고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한 줄 메시지가 1년을 거뜬하게 할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약점을 칭찬해주는 한마디,
듣는 이에게는 찬사
당차게 아이 키우고 야무지게 살림하는 듯 보이는 주부들에게도 저마다약점과 열등감이 있다. 자신의 일상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열등감과 자책에 빠지는 순간 또한 자주 맞닥뜨릴 터. 부족하다 여기며 살던 부분을 누군가 오히려 장점으로 봐주는 데서 받는 위로가 적지 않다.
생활비 아끼려다 보니 엄마표 간식을 늘리게 됐다는 이영아(46)씨는 “ ‘어떻게 시간 내서 일일이 간식을 만들어주느냐, 대단하다’는 말을 들을 때면 능력 있는 여자가 된 기분”이라며 “아무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을 대단하게 봐주는 찬사를 거부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 했다. 발전 없이 반복되는 생활이 당사자조차 지겨울 때가 있건만, 사소한 부분이나마 장점으로 봐주는 시선은 지루한 일상에 새로운 의미를 샘솟게 하는 일이 아닐까.
건강 기원, 정보까지 덤으로
지난해 크고 작은 질환으로 병원을 들락날락한 박현주(43)씨는 “건강을 걱정해주는 이들이 진심으로 고마웠다”며 “그동안 무심했던 주위의 아픈 사람들한테 자주 안부 전화하며 성심껏 챙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막상 자신이 병원 신세를 져보니 안부 한 번 묻지 않는 사람이 야속하더라고.
평소 형식적으로 들리던 ‘건강하라’는 덕담이 나이가 들면서는 진심으로 다가온다. 엄마들끼리 삼삼오오 탄천 걷기 파트너십을 맺기도 하고, 어디에 어떤 건강 기능 식품이 좋더라는 얘기가 브런치 자리의 화제가 될 때도 있다. ‘건강하라’는 말과 함께 덤으로 좋은 운동을 추천해주고, 좋다는 병원 정보와 건강 식단까지 알려준다면 건강전도사 노릇 톡톡한 덕담이 될 듯.
최유정 리포터 meet1208@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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