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다 사진전
코르다가 보여주는 쿠바의 아름다움
진보와 저항의 상징 ‘체 게바라’ 아이콘을 만들어낸 쿠바 사진작가
지역내일
2011-02-14
(수정 2011-02-17 오전 8:21:41)
검은 베레모를 쓰고 강렬하지만 우수에 찬 눈빛으로 먼 곳을 응시하는 남자.?1960년 아바나에서 포착된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의 모습은 그의 갑작스런 사망과 학생운동 등 여러 사건과 맞물리면서 전 세계로 배포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게릴레로 에로이코(Guerrillero Heroico, 영웅적 게릴라)라 불리는 이 사진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복제되고 인화된 사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유명한 사진을 찍은 알베르토 코르다(Alberto KORDA,?1928~2001)는 정작 우리에게는 낯선 이름이다. 그의 전시를 보기 위해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을 찾았다.
쿠바 민중들의 진솔한 삶
코르다의 전시는 1관과 2관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었다. 그의 삶과 작품세계는 ''스튜디오 코르다(Studio Korda)'' ''리더들(Leaders)'' ''사람들(Peoples)'' ''여인들(Women)'' ''바다(Sea)'' 등 다섯 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었다. 1관에는 아바나 광장에서 연설하는 피델 카스트로, 헤밍웨이와 피델, 모스크바 붉은 광장과 쿠바의 아바나 광장에 모여든 사람들 등 대부분 쿠바혁명에 관련된 사진들이 연대별로 전시돼 있었다. 2관에 들어서니 체 게바라 사진이 먼저 눈에 띈다. 그 앞에 서니 그의 인상적인 눈빛이 많은 메시지를 던지는 듯 했고, 또 다른 사진들 속에는 그 당시 쿠바 민중들의 진솔한 삶이 배어 있었다. 이 외에도 코르다가 수중장비로 촬영한 사진들과 한쪽에 마련된 비디오방에서는 코르다의 생전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열정
1관과 2관 사이에 위치한 사진전 관련 판매점을 둘러보다 작품집을 구입했다. 갑자기 그의 귀한 사진을 전부 소장한 것처럼 가슴이 뿌듯해졌다. 그가 혁명사진으로 유명해지기 이전에 찍은 광고사진, 특히 패션사진을 찍으면서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섰다는 사실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는?1950년 대 세계 유명잡지의 표지를 장식했던 그의 아내 노르카(Norka) 같은 쿠바 톱모델들의 사진을 찍었던 진보적인 패션사진작가였다. 혁명 이후 패션사진작가에서 사진기자로 활동영역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코르다는?취재 현장에서 만난 여인들의 아름다움 또한 한껏 멋지게 잡아내는 감각을 보여주었다. 몇 장 안 되는 컬러사진으로 촬영한 그녀들의 모습은 색감이 너무 아름다워 한참동안 그 앞에 머물게 된다.
아시아 최초로 사진 200여 점 전시
이번 전시는 1950년대 패션사진 등 그의 초기작품과 1970년대 해저사진 등 쿠바의 꿈과 사랑을 보여주는 그의 사진 20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동시에 혁명적 게릴라의 원판 특별 에디션, 코르다 스튜디오 전경 등 33점의 대형 플로터 작품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임은신 큐레이터는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열렸던 적이 있지만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우리나라 대중에게 공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한국전시 이후, 일본과 중국 등에서 개최하기 위해 해당국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작가의 정신세계는 물론 한 지도자의 인간적인 모습까지 엿볼 수 있었던 사진전은 열정적이면서 따뜻했고, 카리스마 넘치지만 소박한 코르다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어 더욱 행복한 시간이었다. 전시는 3월 1일까지 진행되며 일반 10,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이다.
www.kordaphoto.co.kr
김선미 리포터srakim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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