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개 방실이 개와 용산에 관한 아픈 진실

지역내일 2011-01-27
기억하기도 끔찍한 용사 참사를 기억하는지. 지난 2009년 1월에 일어난 일이니 햇수로 벌써 3년째에 접어든다. 사람들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개발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망루에 올랐다가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사망했다는 건조한 이야기로? 만약 그렇다면 잘못된 것이다. 마음속 깊이 오래 남을 수가 없기 때문.
책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구체적인 사례로 접근한다. 바로 용산 삼호복집을 운영하던 고 양회성씨 가족과 그 집 개 방실이에 관한 감동 실화다. 용산 참사로 양씨가 사망하자 음식을 거부하던 반려견 방실이가 24일 만에 주인을 따라 세상을 버렸다고 한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가 만화 형식으로 꾸며져 사각의 작은 창에 담겼다.
“방실이가 죽고 가족은 방실이를 바로 화장하지 못했다. 따라 죽을 만큼 사랑했던 아빠와 합장해주고 싶어 냉동고에 보관했다. 하지만 곧 치를 줄 알았던 아빠의 장례는 계속 미뤄졌고,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따로 화장해 보내줬다. 아빠와 방실이가 따로따로 냉동고에서 시간을 보내는 참담한 상황. 결국 합장도 하지 못했다….”
개가 주인을 따라 죽은 사연 뒤로 용산 참사의 슬픈 현장이 다시 한 번 생생하게 떠오른다. 장례 절차를 위한 합의였을 뿐인데, ‘용산 참사 극적 타결’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세상을 안심시키고 잠잠하게 만든 언론 보도 또한 새록새록하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대법원의 판결 내용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얼마나 될까. 한참 지난 후 나온 결론은 농성 현장 철거민에게 징역 4~5년형 선고와 가해자 규정이었다. 더 이상 이슈의 중심이 아닌 사건은 그렇게 쓸쓸히 기억에서 사라질까.
대단한 애견인인 편집자는 반려견과 용산 참사 이야기를 혼합해 사회성 강한 책을 만들어냈다. 그간 <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자> <임신하면 왜 개, 고양이를 버릴까?> 등 동물에 관한 책만을 펴내며 독특한 행적을 뽐내온 1인 출판사의 주인장이다. 이번에도 모티프는 동물에서 묵묵히 출발한다. 그리고 마지막 가 닿는 지점은 부당하게 희생된 사회적 약자 문제. 낮은 목소리지만 나지막하기 때문에 지긋한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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