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 호랑이해가 지나고 토끼해가 왔습니다. 토끼는 지혜와 다산의 상징이며 건강 장수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옛사람들은 밤하늘의 달을 보며 계수나무 아래서 떡방아를 찧는 달토끼처럼 천년만년 풍요로운 세계에서 근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이상세계를 꿈꾸었습니다. 때로는 불로장생의 약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의 모습에서 영원한 젊음과 건강을 기원하기도 하였지요.
토끼는 각종 민화와 우화의 주인공으로 많이 등장합니다. 이솝 우화 ‘토끼와 거북이’에서 토끼는 거북이를 느림보라고 놀리면서 달리기 경주를 제안했지만, 자만하다가 거북이에게 승리를 내어주고 맙니다. 재주와 능력만을 믿고 과신하다가는 성실한 사람에게 뒤쳐질 수 있다는 교훈을 담은 우화이지요.
우리의 전래 동화 속에 나타나는 토끼와 거북이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용왕님의 지시를 받은 거북이는 토끼를 꾀어 깊은 바다 속으로 데려갑니다. 토끼는 용왕님에게 간을 내놓아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지만 전혀 당황하지 않고 간을 바닷가에 씻어 말려놓았으니 다시 가져다 드리겠다고 둘러대며 육지로 돌아옵니다. 대단한 지혜와 임기응변 능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이야기는 삼국사기 김유신전에 ‘구토지설(龜兎之說)’이라는 이야기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백제가 신라를 침공하자 이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서 고구려에 사신으로 간 김춘추가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이 때 선도해라는 고구려 관리로부터 구토지설을 전해 듣고 이를 바탕으로 고구려를 탈출하게 됩니다. 구토지설은 후에 판소리 ‘수궁가’, 소설 ‘토끼전’, 신소설 ‘토의 간’ 등으로 각색되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김춘추는 후에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하고 태종무열왕이라는 존호를 받게 됩니다. 토끼의 지혜를 빌려서 삼국을 통일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토끼해를 맞아서 토끼의 장점을 살펴보겠습니다. 토끼는 주의력이 뛰어나고 신중하며 세심합니다.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탁월하며 붙임성도 좋습니다. 사리판단 능력과 분별력이 뛰어나고 매사에 철저하며 행동이 민첩합니다. 성격이 유순하고 상냥하며 남을 동정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 반면에 단점으로는 나약하고 겁이 많으며 지구력이 약하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토끼해를 맞이해서 토끼의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보완한다면, 하시는 모든 일에서 큰 성과를 이루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달나라 토끼처럼 평화롭고, 풍요롭고 건강 장수하는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늘푸른한의원 김윤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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