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로서 직접 체험하며 사람과의 소통, 상황대처력 익혀

여행대안학교 ''하반하'' 이용선 선생님

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지역내일 2010-12-11

내일이 만난 사람- 여행대안학교 ‘하반하’ 이용선 선생님
여행자로서 직접 체험하며 사람과의 소통, 상황대처력 익혀
‘여행가문 얼굴이네’가 운영하는 ‘하반하(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하고 살자)’ 여행대안학교. 얼굴이네의 한재식 이용선 부부는 도봉구 방학동에서 18년째 유아생태놀이학교인 ‘사랑아이’를 운영하면서 지난 3월부터는 초,중등 대상의 ‘하반하 여행학교’를 함께 꾸려가고 있다. 세 자녀와 함께 이 부부는 9년 동안 방학마다 2주씩 한국 곳곳을 도보로 여행 다니다 2006년 7월2일, 당시 중2 중1 초등4년에 재학 중이던 아이들을 데리고 3년 계획으로 세계여행을 떠났다. 네팔부터 시작해 인도에서 1년 반, 그리고 파키스탄 이란 터키 프랑스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캄보디아 몽골 등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들을 여행하다가 지난 해 7월 말, 처음 계획했던 대로 정확히 3년 만에 귀국했다. 그리고 여행학교 ‘하반하’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아이들을 현장으로 끌어 몸으로 익히고 사람과 잘 어우러지는 교육하고 싶어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세계여행을 떠났다는 이용선 선생님은 “모든 사람들에게는 때라는 것이 오는데, 이 때라는 것은 하고 싶은 마음에서 생긴다”며 “모든 걱정거리에 휘둘릴 수 있지만 3년 후 우리는 지금의 우리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과 가능성을 보고 떠났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한다. 현재 얼굴이네 아이들은 첫째는 호주에서 취업중이고, 둘째는 의대 진학을 목표로 대입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막내는 ‘하반하’를 다니면서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고 있다.
얼굴이네 부부는 평소 제대로 된 교육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이용선 선생님은 “6박7일 간 네팔의 안나푸르나를 트래킹하면서 우리 부부가 잘해 낼 수 있는 학교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아이들을 현장으로 끌어 몸으로 익히고 사람과 잘 어우러지는 교육을 하고 싶다는 데 생각의 합일점을 찾았다. 이렇듯 직접 살아보고 해보고 하는 경험 중심으로 교육하는 학교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1년 여행대안학교인 ‘하반하’를 운영하게 됐다”고 밝힌다.
‘하반하’에서는 학기 중엔 한 달 과정 중 3주는 교실수업으로 기본교과공부 외에 미술 목공 운동 악기연주 나들이를 비롯한 여행에 필요한 공부를, 1주는 4박5일, 혹은 5박6일로 박나들이를 떠난다. 한재식 대장은 목공과 농사를, 이용선 선생님은 영어와 생활태도를 담당하며 그 외에도 원어민 교사를 비롯해 국어 수학 전통악기 등 기타 교과는 외부강사를 영입, 수업하고 있다. 아이들 학년이 다르기에 맞춤형 개별수업이 이뤄져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어 학력향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행학교답게 지난 여름방학엔 인도와 스리랑카를 40여일 다녀왔으며, 오는 겨울방학엔 페루와 볼리비아 여행을 40여일 계획하고 있다.
‘하반하’ 아이들에게 찾아 온 변화, 긍정의 힘과 자신감
‘하반하’는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는 생각에 12명으로 인원을 한정해 운영한다. 9개월이 지난 지금, 초등 2학년부터 중등 2학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밝고 긍정적이며, 자신감에 차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스스로 공부하고, 밖에 나가면 늘 칭찬받는 아이들로 변화했다. 산만한 아이, 잘 잊어 버리는 아이, 계획한 대로 못하는 아이 등 아이들은 자신을 잘 파악해 여러 활동 속에서 자신이 계획한 것을 해냄으로써 성취감과 함께 자신감을 갖는다. 또한 동생들은 형님의 모델을 보며 따라하려는 생각들을 많이 하고, 형들도 동생이 잘하면 기특해하고 칭찬해 줘 서로 경쟁이 아닌 격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박나들이 장소인 한라산이나 지리산 설악산을 등반하면서도 힘들어 얼굴이 빨개지면서도 불평불만 없이 자연에 감동하고 감사한 모습을 보인다. 이용선 선생님은 “하반하를 통해 가르치고 싶은 것이 ‘사람’과 ‘상황대처력’이다. 요즘 아이들은 소통하는 법을 모르고, 소통의 필요성도 못 느낀다. 따라서 자기 자신과의 소통 뿐 아니라 부모와의 소통도 안 되고 있다. 사람과 소통하는 것은 경험에 의해 만들어지며, 소통하는 사람들은 사람을 좋아한다”고 전한다. 또한 아이의 꿈에 맞는 새로운 창의적인 각도에서의 멘토역할을 통한 적절한 지도와 평소 트레이닝을 통해 상황대처력을 키우고 있다.
내년 2기생, 10개월의 세계여행 통해 각 나라 서민들의 삶 직접 경험
내년엔 1기생 중 일반학교로 가는 2명을 제외한 10명에 5명을 추가 모집, 10개월 세계여행을 준비 중에 있다. 내년 4월 중순 출발해 2012년 2월 중순에 귀국 예정으로 프랑스 스페인 이집트 시리아 터키 이란 파키스탄을 비롯한 여러 나라를 여행한다. ‘하반하’ 아이들은 관광자로서가 아닌 여행자로서 각 나라에 머무는 동안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고, 요리도 하는 등 각종 미션을 수행하며 각 나라 서민들의 삶을 익숙하게 경험한다. 이용선 선생님은 “아이들이 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에 나가면 나라망신이 될 수 있다. 여행자로서의 교육이 훈련되지 않아 아이들이 음주 흡연 욕설 등으로 외국인들에게 나쁜 선입견을 심어주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며 “교사 뿐 아니라 부모 역시 아이의 자질을 보고 교육시켜 여행을 보내야만 아이도 배워 온다. 여행을 통해 글로벌 마인드를 갖게 하려면 그 이전에 나 자신에 대한 존중감,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존중감을 먼저 가질 것”을 강조한다.

문의: 956-7200
한미정 리포터 doribangs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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