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전국 규모의 한판 굿마당을 성대하게 치러낸 원주시 성황신제위원회 박재선(39·개운동) 위원장을 만났다.
2009년 성황신제위원회가 발족한 이래 두 번째 치러진 이번 ‘원주시 성황신제’에는 무속계 종사자와 함께 일반시민들도 참여하면서 무속에 대한 이해를 새로이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위원회 사무실도 만들고 본격적으로 내년 행사도 준비하겠다”고 말하는 박재선 위원장의 직업은 무속인,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박수무당이다. 어릴 적 무속인이었던 외숙부 밑에서 자랐으나 정작 자신은 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20살이 채 안된 나이에 홀로 서울로 올라가 돈도 많이 벌고 나름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에게 시련이 찾아온다. 사업은 실패하고, 가족에게 병마가 닥치고, 하는 일마다 안 되고··· 그때 신을 받으라는 무녀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하루아침에 갑자기 무속인이 되지는 않습니다. 저마다의 고통을 안고 이 길에 들어서게 되지요. 식구들에게조차 숨기며 신을 받고 180도 변화된 삶을 살아갑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힘든 일은 개인의 욕심을 버리는 일입니다. 재물에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사기꾼이 됩니다.” 12년 간 무속인으로 살아오면서 그에게는 새로운 바람이 생겼다. 신을 믿는 사람들이 자신을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 자신들이 믿는 신을 국가에서 문화로든 종교로든 정확히 분리하고 인정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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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희 리포터 july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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